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26일 ‘반기문표 미래비전’을 발표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12일 귀국 후 전직 대통령 예방과 경남 진해 봉하마을 방문 등 전국 곳곳을 돌며 광폭의 정치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10일 반기문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설 명절 직전인 오는 26일 ‘미래비전’을 통해 대선 출마 의지와 정책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07년 사무총장에 취임하면서 미래비전으로 ‘지속 가능 발전 목표(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제시했다. 이번에 이를 더 구체화해 한국에 맞는 미래발전 전략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귀국 후 동선도 속속 정해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오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을 전격 방문한다.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조문을 하지 않아 친노 진영으로부터 “자신을 키워준 대통령을 배반했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20일에는 전두환·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을 예방할 계획이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만큼 예방 없이 전화로 인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년간의 해외 생활로 국내 현안을 모른다는 지적을 의식해 귀국과 함께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침체된 부산을 찾고 최근 대형 화재로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서문시장 방문을 두고 반 전 총장이 대구경북 지역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밖에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핵심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판교 테크노밸리 등의 방문이 예정돼 있다. 대전에 위치한 카이스트에서 미래성장동력과 과학원천기술 등에 대해 강연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흙수저가 아닌 꿈수저라는 내용”을 주제로 강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서민 행보를 위해 등산을 하거나 영화를 관람하는 등의 일정도 예정돼 있다. 대표적인 반문 진원지이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 방문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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