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의회전문지 더힐은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가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에 큰 시험을 안겼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손발을 묶을 수 있는 한 수라고 12월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은 수십년간 미국의 가장 큰 적으로 러시아를 상정하고 강경 기조를 보여온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기간은 물론 당선 후에도 친러 행보를 거듭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월31일 휴가 중인 플로리다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해킹에 대해 “증명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누가 했는지 확실히 모르는데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정보기관을 압박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외교시설들을 폐쇄한 데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보복을 유보하자 “훌륭한 조치”라며 “그가 똑똑하다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다”고 격찬했다.
하지만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미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 제재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민주당이 1월 중 추진할 포괄적 러시아 제재 법안에 함께할 뜻을 보이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은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의 공동성명에서 “오바마 정부의 러시아 제재는 한참 뒤늦었다”며 “러시아에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위한 의회 차원의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오바마 정부가 지난 8년간 실패한 대러시아 정책을 끝내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러시아 제재를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러시아 제재를 뒤집으면 푸틴의 기대는 충족시키겠지만 집권 초부터 공화당과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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