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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대상] 이종석의 감흥 없는 대상소감X눈에 보이는 수상 갈라먹기, 드라마 왕국의 몰락 (종합)

2016년 한 해 MBC 드라마를 총 결산하는 ‘2016 MBC 연기대상’이 30일 오후 9시 30분 김국진과 유이의 사회로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렸다.

‘2016 MBC 연기대상’은 시작 전부터 암울한 전망이 가득했다. 2016년 MBC 드라마는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는 과거 MBC의 명성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진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처참한 MBC 드라마의 현실은 30일 방송된 ‘MBC 연기대상’에서도 적나라하게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역대 최단시간 대상 수상소감 이종석, 대상의 권위를 떨어트리다

MBC ‘2016 MBC 연기대상’ 대상 수상소감을 말하는 이종석 / 사진 = MBC ‘2016 MBC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MBC 연기대상’은 방송 시작 전 ‘가화만사성’의 김소연, ‘결혼계약’의 이서진과 유이, ‘W’의 한효주와 이종석, ‘쇼핑왕 루이’의 서인국, ‘옥중화’의 진세연 등 일곱 명을 대상 후보로 발표하고 ‘MBC 연기대상’ 생방송 중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로 대상을 결정했다. 그 결과 ‘W’의 이종석이 대상을 수상했다.

MBC는 이미 3년 째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로 대상을 수여하고 있었고, 그 결과 2014년에는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가, 2015년에는 ‘킬미, 힐미’의 지성이 각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로 대상을 수여하는 방식이 한 해를 결산하는 MBC 연기대상에 어울리는 대상 수여방식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올해 처음 도입된 제도도 아니고 앞선 두 번의 시행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친 방식이라는 점에서 이종석의 대상 수상은 큰 논란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정작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종석의 수상소감이었다. 이종석은 대상 수상 직후 “제가 남들처럼 멋진 수상소감을 못 해요”라며 “열심히 할게요”라는 담백하다 못해 시청자들의 귀를 의심할 정도로 짧은 수상소감만을 남겼다.

보다 못한 사회자 김국진과 유이가 이종석 옆으로 와서 다시 질문을 던졌지만 이종석은 “제가 청심환 두 알을 먹었는데도 졸리다”고 말해 다시 한 번 듣는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들어도 한 해 MBC 드라마를 결산하는 ‘연기대상’의 대상 수상소감이라고 믿기 힘든 수상소감이었다.

물론 이런 수상소감에는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이종석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 긴장하는 ‘주목공포증’이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날도 한효주와 함께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한 이후 수상소감을 한효주에게 넘기기도 했다. 게다가 바로 직전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딱히 더 말할 수상소감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대상 수상자인 ‘마의’의 조승우나 2015년 대상 수상자인 ‘킬미, 힐미’의 지성도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대상을 연이어 수상했고, 2014년 대상 수상자인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도 최우수상은 아니지만 PD상을 수상하고 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들은 수상소감을 두 번 말한다고 해서 결코 대상 수상소감을 대충 넘기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 등 일반 방송에서는 ‘주목공포증’ 때문에, 혹은 ‘끼’가 부족해 말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이종석이 있던 장소는 드라마 촬영장이나 예능 촬영현장이 아닌 한 해의 드라마를 결산하는 ‘연기대상’ 시상식이었다. 그렇다면 대상을 수상하고도 수상소감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고, 혹은 멋진 수상소감을 남기지 못했다며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이해하고 넘어갈 일인지는 의문이 든다.

■ 너무나 눈에 보이던 수상 갈라먹기와 긴장감 없던 수상

MBC ‘2016 MBC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가화만사성’의 김소연과 ‘W’의 한효주,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쇼핑왕 루이’의 서인국 / 사진 = MBC ‘2016 MBC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2016년 한 해 MBC 드라마가 극도로 부진했다지만, 30일 연기대상에서 MBC가 보여준 수상결과는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상 갈라먹기가 등장했다. 2016년 한 해 방송된 드라마 중 그나마 인기가 있었던 ‘옥중화’, ‘W’, ‘쇼핑왕 루이’, ‘결혼계약’, ‘가화만사성’에 대부분의 상이 집중된 것이다.

이 다섯 편의 드라마를 제외하고 상을 받은 사람은 신인상을 수상한 ‘몬스터’의 조보아와 ‘운빨로맨스’의 류준열, ‘역도요정 김복주’의 남주혁과 연속극 부문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불어라 미풍아’의 손호준과 임지연, 그리고 아역상을 수상한 ‘워킹맘 육아대디’의 구건민이 전부였다.

우수연기상부터 대상으로 이어지는 2부에서는 이런 ‘수상 갈라먹기’가 지나치게 눈에 띄었다. 우수연기상과 최우수연기상에는 대상 후보에 오른 일곱 명의 배우가 후보에 포함되면 무조건 수상을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고, 대상 후보가 없으면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가화만사성’의 이상우나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옥중화’의 서하준처럼 올해의 드라마상 후보에 오른 작품에서 무조건 수상자가 나왔다.



심지어 이날 시상식장에는 올해의 드라마상 후보에 오른 드라마 외에는 다른 드라마의 테이블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운빨로맨스’의 황정음이나 ‘한번 더 해피엔딩’의 장나라, ‘캐리어를 끄는 여자’의 최지우, 주진모 등 다른 최우수연기상 후보자들은 아예 시상식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고 당연히 수상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정작 대상을 제외하면 가장 큰 상인 최우수연기상은 아예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여섯 명의 배우 중 유일하게 대상 후보에 포함되지 않은 ‘가화만사성’의 이상우는 심지어 같은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대선배 김영철을 누르고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김영철은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기에 상도 수여되지 않았다.

■ 확연히 줄어든 시청자들의 관심, 2017년에는 부활 가능할까?

2017년 MBC에서 새롭게 방송될 ‘역적 : 백성을 훔친 도둑’의 김지석과 윤균상, ‘군주 : 가면의 주인’의 유승호와 김소현 / 사진 = MBC ‘2016 MBC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대상을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선정했지만, ‘MBC 연기대상’의 대상 문자투표는 2014년이나 2015년에 비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관심이 차게 식은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2014년 ‘왔다 장보리’로 이유리가 대상을 수상할 당시에는 문자투표수가 무려 70만표를 넘겼다. 2015년 ‘킬미, 힐미’로 지성이 대상을 수상할 때에도 2014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44만여 표의 문자투표수가 나왔다. 하지만 2016년의 문자투표수는 2014년의 1/5, 2015년의 1/3에도 못 미치는 13만여 표에 불과했다.

2016년 MBC 드라마는 그야말로 흥행 참패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참혹한 한 해를 보냈다. 평일 드라마 중에서는 시청률 20%는커녕 15%를 넘긴 작품조차 하나도 없으며, 그나마 주말드라마인 ‘옥중화’와 ‘결혼계약’, ‘가화만사성’ 정도가 시청률 20%를 넘겨봤다.

또한 황정음과 류준열을 앞세운 ‘운빨로맨스’나 장나라와 정경호의 ‘한번 더 해피엔딩’, 최지우와 주진모의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등 야심차게 내세운 드라마들은 평균 시청률 10%도 넘어서지 못했다. 과거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던 MBC 드라마의 참담한 현실이다.

30일 방송된 ‘MBC 연기대상’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W’의 이종석이 등장할 때 팬들이 환호하는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분위기도 차분했고, 트와이스와 B1A4의 축하공연도 연기대상과는 상관없는 그냥 인기 아이돌이 자기 노래를 부르고 들어가는 평범하고 의미없는 축하공연에 불과했다.

그나마 MBC 드라마의 역사를 되짚는 영상이나 이시언이 드라마 ‘W’의 내용을 모티브로 2016년 ‘올해의 드라마’에 소개된 작품들을 뒤섞는 시도 정도는 괜찮았지만, 자화자찬식의 자사 드라마 역사 소개와 억지로 이야기를 가져다 붙여 재미도 감동도 느끼기 힘든 드라마 에피소드 만들기여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2017년 MBC는 윤균상 주연의 사극 ‘역적 : 백성을 훔친 도둑’과 유승호, 김소현 주연의 사극 ‘군주 : 가면의 주인’, 임시완과 윤아 주연의 사극 ‘왕은 사랑하다’ 등 새로운 이야기의 사극들을 2017년 상반기에 대대적으로 선보이며 반격에 나선다. 여기에 ‘역도요정 김복주’의 후속으로 방송될 백진희와 정경호 주연의 ‘미씽나인’도 비행기 추락과 무인도 표류 생존기라는 색다른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MBC는 2017년 이런 과감한 시도로 2016년의 실패를 딛고 ‘드라마 왕국’의 이름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편 2016년 한 해 MBC 드라마를 총 결산하는 ‘2016 MBC 연기대상’은 30일 오후 9시 30분부터 MBC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 2016 MBC 연기대상 수상자

▲ 대상 = 이종석(W)
▲ 올해의 드라마상 = W
▲ 특별기획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 이서진(결혼계약)
▲ 특별기획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 유이(결혼계약)
▲ 연속극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 이상우(가화만사성)
▲ 연속극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 김소연(가화만사성)
▲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 이종석(W)
▲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 한효주(W)
▲ 특별기획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 = 서하준(옥중화)
▲ 특별기획 부문 여자 우수연기상 = 진세연(옥중화)
▲ 연속극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 = 손호준(불어라 미풍아)
▲ 연속극 부문 여자 우수연기상 = 임지연(불어라 미풍아)
▲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 = 서인국(쇼핑왕 루이)
▲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우수연기상 = 이성경(역도요정 김복주)
▲ 특별기획 부문 남자 황금연기상 = 정준호(옥중화)
▲ 특별기획 부문 여자 황금연기상 = 이휘향(결혼계약)
▲ 연속극 부문 남자 황금연기상 = 이필모(가화만사성)
▲ 연속극 부문 여자 황금연기상 = 김지호(가화만사성)
▲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황금연기상 = 김의성(W)
▲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황금연기상 = 임세미(쇼핑왕 루이)
▲ 남자 신인상 = 류준열(운빨로맨스), 남주혁(역도요정 김복주)
▲ 여자 신인상 = 남지현(쇼핑왕루이), 조보아(몬스터)
▲ 아역상 = 구건민(워킹맘 육아대디), 정다빈(옥중화)
▲ 베스트 커플상 = 이종석, 한효주(W)
▲ 올해의 작가상 = 송재정(W)
▲ 성우상 = 최수진(아하 동물탐험대, CSI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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