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우도환은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을 통해 첫 드라마 신고식을 치렀다. ‘우사남’은 이중생활 스튜어디스 홍나리(수애 분)와 갑자기 생긴 연하 새 아빠 고난길(김영광 분)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극중 우도환은 고난길의 대척점에 서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조성하던 다다금융 김완식 역을 맡았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우도환은 드라마에서 보여주던 예사롭지 않은 눈빛과 카리스마는 온 데 간데없는 풋풋하고 해맑은 ‘25살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우도환 역시 “완식이는 굉장히 차갑고 까칠한데 반해 저는 매사에 해맑아요”라며 “그래서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걸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라고 캐릭터와는 성격이 전혀 다름을 언급했다.
“완식이라는 캐릭터는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것 같고,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것 같은 두 가지 면이 공존해요. 상황마다 변하는 이 캐릭터를 보면서 ‘얘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죠. 시청자분들도 그렇게 느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 했어요”
우도환의 언급처럼 김완식이라는 인물은 날카로우면서도 애처롭고, 고난길을 위기에 몰아넣으면서도 도움을 주는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인물이었다. 때문에 우도환 역시 캐릭터를 만드는 데까지 많은 고민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완식이는 난길이한테 질투심이 굉장히 많아요”라고 말문을 연 우도환은 “하지만 완식이한테 유일한 가족 역시 난길이었죠. 난길이를 싫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난길이를 걱정하는 애증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완식이는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인물이에요. 난길이한테 주먹을 날려봤지만 한 대도 때리지 못하죠. 드라마에서 저는 한 번도 때리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그게 완식이의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완식이의 그 모습을 불쌍하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했어요.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도 거기에 있었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우도환은 대본상의 캐릭터 뿐 아니라, 발성에 대한 고민까지 놓지 않았다. 실제 만난 그의 목소리는 드라마 속 모습보다 훨씬 더 낮고 묵직했다.
“원래 제 목소리가 낮은 편인데, 완식이를 이 톤으로 표현하면 캐릭터에 제한이 생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죠. 물론 연기는 제 안에서 시작하는 거지만, 지금 내 목소리 톤으로는 우도환이지 완식이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온 것은 아니지만, 영화라는 장르만 경험해왔기 때문에 이번 ‘우사남’은 더욱 그에게 의미가 있었다. 촬영이 겹치지 않으면 무조건 ‘우사남’ 본 방송을 시청했다는 우도환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만큼 드라마 촬영이 재미있고 신기했다고. 특히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를 온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
“영화는 긴 호흡을 가져가다보니 저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요. 그에 반해 드라마는 호흡이 짧아요. 거의 생방송처럼 촬영할 때도 있고요. 그게 저에게는 도움이 됐어요. 제가 했던 연기를 바로 모니터링 한 것들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첫 드라마가 주는 긴장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뿐, 우도환이 지금처럼 빠르게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었던 이유에는 촬영 현장 분위기도 한 몫 했다. 분위기 메이커 김영광을 포함해서 수애, 그리고 지윤호, 이강민, 정지환 등의 또래배우까지 모두 한데 어우러져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 됐다. 그로 인해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가족끼리 한 작품 만들어 내는 기분으로 서로를 더욱 독려했다는 후문.
“감독님께서 항상 촬영하기 전에 저 같은 신인 배우들 긴장을 풀어주려고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연기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어봐 주셔서 굉장히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스태프들, 김영광, 수애 선배님 모두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쓴 소리 안하시고 ‘잘한다 잘한다’ 하시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도와주셨죠”
특히, 김영광과 함께 선보인 ‘브로맨스 케미’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도 우도환은 선배 김영광에 대한 감사로 답변을 대신했다. “영광이 형은 배려와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라고 언급한 우도환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항상 ‘완식아 대본 맞춰보자’고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정말 좋은 선배님이자 형이에요”라며 마음을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도환의 장점으로 손꼽는 것이 있다. 바로 ‘선(善)’과 ‘악(惡)’이 공존하는 양면성을 지닌 얼굴에 있다. 그 역시 양면성을 가진 얼굴이 김완식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현장에서는 누아르 장르에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우도환에게 ‘장르형 얼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실제로 스태프들이 우도환에게 “누아르 완식이 왔어?”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고.
한편, 우도환은 드라마가 채 끝나기도 전에 팬카페가 생기는 등 다소 적었던 분량이었음에도 파급력만큼은 상당했다. 더구나 그의 팬들은 촬영 현장에 커피차까지 보내며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처음에는 굉장히 얼떨떨했어요”라는 우도환의 말처럼, 인기를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은 그에게 연기를 향한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주시는 분들인 것 같아요”라고 언급하며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그 말만큼 모든 걸 다 담고 있는 단어는 없는 것 같아요”라고 거듭 강조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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