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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골프와 경영, 그리고 인생

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




최근 휠라코리아㈜가 세계적인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의 온전한 주인이 됐다는 뉴스가 업계의 화두가 됐다. 한국 기업이 골프용품의 독점적 지위를 자랑하는 세계적 기업의 주인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인들에게 한국 기업의 자랑스러운 성과라며 많은 축하 인사를 받기도 했다. 문득 20여년 전 연수차 미국에 머물 당시 골프에 입문했던 때가 떠올랐다. 한 퍼블릭 골프장에서 찌는 듯한 더위에 캐디도 없이 골프백을 메고 진땀만 뺐던 기억에, 잠시 웃음이 났다. 개인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지는 오래돼 구력은 쌓였지만 실력이 출중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리프레시와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고마운 취미 중 하나다. 실력에 관계없이 골프는 참 매력적인 운동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인 경험에만 비춰봐도 골프는 기업의 경영과 닮은 점이 매우 많다. 일반적으로 경영할 때 거시적인 것도 봐야 하지만 미시적인 것도 놓칠 수 없다. 비유적으로 망원경과 현미경, 이 두 가지를 모두 잘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의사결정 과정을 골프에 대입해보면, 드라이버는 큰 방향을 결정할 때 사용하고, 아이언은 중간 점검 및 실천을 할 때, 그리고 퍼터는 정교하고 세밀한 결정을 할 때 쓰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팀워크다. 개인 운동이기는 하지만 매너의 게임인 골프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4명이 선의의 경쟁을 벌일 때 일종의 팀워크가 제대로 발휘돼야 즐겁게 게임할 수 있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인 의사결정이나 방향설정은 성공을 이룰 수 없다. 조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하나의 목표를 유념해 일사불란한 팀워크가 발휘된다면 조직은 건강하게 목표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골프는 우리네 인생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흔히들 골프는 정신력이 지배하는 ‘멘털 게임’이라고 한다.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이 ‘항상 몸에 힘을 빼고 쳐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웠을 때, 제대로 실력발휘가 된다는 어떻게 보면 역설적인 얘기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골프의 진리라는 점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소욕지족(少欲知足)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 인생도 욕망을 줄이고 현재에 만족하며 살면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와도 일맥상통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오래 쳐도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골프다. 하지만 어쩌면 골프는 그래서, 하면 할수록 새로운 재미가 있는 운동인 것 같다. 그 이유는 변수도 많고 내가 원하는 대로 100% 되지 않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아무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도 상황 변수도 많고 그에 따른 변화가 무쌍한 것이 바로 인생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멀리, 길게 보며 한 타 한 타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필자는 아직도 골프 치러 가기 전날이 설렌다. 마치 유년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소풍 가기 전날처럼 말이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의 동심, 초심으로 돌아가 변화무쌍했던 올 한 해를 잘 정리하고 설레는, 희망찬 2017년 새해를 맞이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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