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성탄절인 이날은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중 상당수가 휴무했다. 청와대의 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은 그간 토요일 하루만 쉬고 일요일은 늘 출근했다. 촛불 정국 이후로는 토요일까지 출근하는 ‘주 7일제’ 근무를 이어왔다. 그러나 업무가 줄어든 최근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25일은 일요임에도 오랜만에 일부 수석들이 휴무를 했다.
청와대 비서실의 업무가 줄어든 이유는 황 대행이 청와대보다는 총리실의 보좌 기능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무정지 기간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좌하도록 돼 있다. 황 대행은 지난 12~13일 청와대 수석들에게 업무보고를 받을 때만 해도 청와대 조직 접수에 나선 것으로 보였지만 이후 청와대의 보좌 기능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에 대한 특별한 업무 지시도 아직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책조정수석을 겸임하고 있는 강석훈 경제수석만이 황 대행 주재의 국무회의 등에 참석하며 정책 조율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수석실별로 각 부처와 협업하던 업무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실무선에서 돌아가는 업무 외에 긴급한 사안을 다루지는 않고 있고 정무적인 역할도 현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내년 1월 4~11일 예정된 황 대행에 대한 각 부처의 업무보고 준비 작업에도 청와대가 관여하는 부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청와대의 업무량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수석비서관 대부분이 매주 토요일에 출근하는 비상 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4일에도 수석비서관 전원이 출근했다”면서 “주말 촛불 집회가 이어지는 한 토요일 출근은 계속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24일에는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등 일부 수석들은 관저로 박근혜 대통령을 찾아가 국정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현숙 수석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함께 들며 대화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과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전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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