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친박·비박이 끝내 결별 수순을 밟는다.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구심점으로 한 비주류 현역 33명은 오는 27일 동반 탈당을 결행한다고 21일 선언했다. 실제 탈당이 이뤄지면 보수정당의 첫 분당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 4당 체제가 다시 부활하게 된다. 가장 최근의 4당 체제는 지난 1995년 정계개편을 통해서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2시간여 동안 긴급회의를 갖고 집단탈당을 최종 확정했다고 황영철 의원이 밝혔다.
모임의 대변인 격인 황 의원은 브리핑에서 “오늘 회의에 참석한 현역 33명 중 31명이 (분당에) 뜻을 모았다. 불참자를 합치면 총 35명”이라며 “분당 결행은 27일에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정치의 중심을 세울 것”이라며 “친박·친문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심재철·강석호 의원은 지역구 여론 등을 감안해 당장은 탈당에 선을 긋고 있어 총 결의 인원은 33명으로 파악된다.
비주류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는 “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을 실망시켰다”며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먼저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분당 기로에서 ‘핵심 키’ 역할을 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개혁·보수혁명을 통한 정치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국민께서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우리 자식들에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분당으로 정치지형은 대변혁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을 제1당으로 한 ‘1여(與)4야(野)’ 구도로 재편되면서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세력의 합종연횡에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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