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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비대위원장' 놓고 친박·비박 전운

조원진 등 "수용불가" 에

유승민은 "전권주면" 수락

친박해체·2선 후퇴도 이견

이번주가 분당 분수령될듯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조원진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정우택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 출범으로 당권 수성의 발판을 마련한 친박계가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이날 “전권행사가 가능한 비대위원장이라면 수락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계파 간 전운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친박계에서는 조원진 전 최고위원이 사퇴 선언 당시 공언한 ‘친박 해체 및 2선 후퇴’와 관련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어 이번 한 주가 분당 여부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 실세인 조원진 전 최고위원은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친박계 대부분은 유승민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건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갈등을 없애고 화합과 대통합을 위해 비대위도 구성하고 계파 활동도 지양하자는 것인데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며 친박 의원들의 우려를 전했다.

반면 비박계 핵심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개혁의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본 의원은 기꺼이 그 독배를 마실 각오가 돼 있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친박계는 권한 여부에 상관없이 유 의원이 이끄는 비대위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친박과 비박의 핵심인 유 의원이 ‘유승민 비대위 체제’ 수용 여부를 놓고 전혀 다른 생각을 보이면서 친박과 비박간 갈등이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박계가 더 이상 당에 머물려 개혁 의지를 보여봤자 쓸데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탈당 도미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비박계 중에서도 당 잔류를 지지했던 유 의원과 달리 일찌감치 탈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 직후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나 “오히려 홀가분해졌다”며 탈당이 임박했음을 시사해 이르면 이번주 비박 탈당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비박 측은 비대위원장 추천권은 물론 3분의2 이상의 비대위원 지명권을 행사해 당권을 친박계에 온전히 넘겨주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박 측은 위원장 추천권은 양보하더라도 공동 비대위원장을 추대하거나 비대위에 친박 인사를 여럿 포진시켜 당권을 수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여당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확고해 비대위 구성을 놓고 또 한 번 대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비주류 측의 의사가 많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결국 대규모 탈당과 분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친박계 모임 해체 및 2선 후퇴와 관련해서도 친박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당선과 함께 “친박 모임 해체”를 주문했지만 친박 내부에서 이를 놓고 이견이 나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친박이 강력하게 반발할 경우 정 권한대행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최고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친박 모임인) ‘혁신과통합보수연합’ 해체라는 큰 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모인 상태”라면서도 “비주류 측에서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불복하는 듯한 입장을 자꾸 밝히고 있어 ‘지금 친박계가 2선 후퇴를 선언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절반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 2선 후퇴 및 해체 선언은 며칠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는 비박들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전격 참여한 이상 이미 탈당 타이밍과 명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비박계 동반 탈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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