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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경기장 공정률 90%…남은 과제는 '최순실 그림자 걷어내기'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 맞아 강릉·평창 가보니]

경기장 간 접근성 등 시설 기대이상 평가

맞춤형 홍보·사고위험 대책마련은 절실

올림픽 효과에 주민들 '기대 반 우려 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의 외부 마감공사가 한창이다.




강릉 하키센터 내부


강릉 하키센터


올림픽파크 현장인력들이 장식물 설치공사를 하고 있다.


골격을 갖춘 평창 올림픽 개폐막식장


지난 17일 강원 평창의 대관령면 횡계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주사무소 앞의 구릉에는 며칠 전 내린 폭설이 그대로 쌓여있었다. 정강이 높이까지 푹 꺼지는 눈밭을 헤치고 올라서자 뼈대를 갖춘 웅장한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1년여 뒤 전 세계인의 시선을 끌어모을 3만5,000석 규모의 평창 올림픽 개폐막식장이었다. 강릉 종합운동장 활용안과 사각형 구조에서 오각형으로의 설계 변경, 최순실의 끼어들기 시도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개폐막식장은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외벽 설치공사가 한창이었다. 박건만 조직위 홍보위원은 “그동안 최순실과 평창 올림픽 간 의혹 제기로 올림픽 준비에 피로감이 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이 손을 뻗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권을 따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라면서 “잇따른 테스트이벤트(사전점검 대회) 개최에 이어 내년 3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개폐막식 연출안 제출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 시설은 기대 이상, 관건은 치밀한 홍보전략=완공이 시급하지 않은 개폐막식장을 제외하고 신설 경기장 6곳의 평균 공정률은 90%를 훌쩍 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이스아레나(쇼트트랙·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하키센터가 모여있는 강릉 올림픽파크의 경기장 간 접근성이었다. 경기장 간 거리는 불과 100m 남짓. 관중들은 먼 거리 이동의 불편 없이 거의 모든 빙상 종목을 몰아서 볼 수 있다. 또 올림픽파크는 강릉 톨게이트과 경포해수욕장에서 각각 차로 10분 거리다. 쇼트트랙 테스트이벤트에 참가한 외국선수들은 경포해수욕장에서 찍은 ‘셀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아이스아레나는 지난 14일 개장해 대회까지 치렀고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키센터 역시 짙은 페인트 냄새 속에 빙판과 전광판 설치, 외부 계단·보도블럭 공사만을 남겼다. 각 경기장의 외관이 완성되면서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투어도 진행되고 있었다. 투어에 참가한 한 시민은 “이곳은 원래 농지였다. 얼마 전만 해도 ‘언제 다 지으려나’ 걱정이었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설상 종목이 열릴 평창 역시 경기장 시설들이 완공단계에 접어들며 ‘올림픽 도시’다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며칠 뒤면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내뿜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게 된다. 대표팀은 월드컵 미국 대회를 마치고 19일 귀국, 올림픽이 열릴 홈 트랙에서 바로 훈련에 돌입한다.

아이스아레나가 빙질 등 환경 면에서 선수들로부터 극찬을 받는 등 경기장 시설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빙상 종목이 친숙한 내국인 등 아시아 방문객은 강릉에, 설상 종목 인기가 높은 북미와 유럽에서 온 관중은 평창에 몰릴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맞춤형 홍보전략과 자원봉사자 배치도 필요해 보인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강릉-평창 간 이동구간에 터널이 많아 눈이 얼면 특히 터널 출구 부근에서 사고위험이 크다. 그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올림픽이 바꿔놓을 미래, 주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강원도 주민들은 올림픽 경기만큼 고속철 등 인프라 개선에 관심이 커 보였다. 원주-강릉 고속철도가 내년 말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에서 강릉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12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서울 청량리-평창 진부 구간은 1시간도 안 걸리는 58분이다. 평창군 진부면의 한 주민은 “철도노선 고속화와 함께 오대산 국립공원, 송어축제 등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2영동고속도로(경기 광주-원주)가 지난달 개통되고 전면보수 작업으로 영동·중부선이 더 편리해지는 등 도로 개선사업도 철도와 발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를 수도권으로 바꿔놓을 이런 큰 변화를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강릉의 한 시민은 “시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아파트만 많아진다. 최근 분양을 앞두거나 이미 마친 아파트만 수만 세대에 이른다”면서 “서울 다니기가 훨씬 좋아지겠지만 여행객보다 유출 인구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릉·평창=글·사진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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