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사회가 기술 혁신을 이용해 전문성을 생산하고 분배하는 구조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지에 대해 예측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실용적 전문성’을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기술이 그런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된다면,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흐름이 될 것이며 이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직의 중장기적인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의 일은 ‘한 덩어리’의 작업에서 작은 단위의 ‘부속작업’들로 해체되어, 기계와 준전문가 및 비전문가들에게 위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온라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일하는 준전문가나 비전문가 그룹이 공동으로 멀티소싱(다수의 공급자에게 외주하는 것)하는 방향으로 대체될 것이며, 작업들 중 일부는 기계가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전문가가 아닌 이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와 세무신고 시스템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던 일들이 현재 건축, 의료,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문가의 작업은 상당 부분 기계 혹은 시스템의 작업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현재 시각으로는 기계에 맞게 규칙화하거나 체계화할 수 없어 보이는 복잡 미묘한 작업들이 더 작은 부속작업들로 분해되어 시스템화되기 때문이다. 이때 기계는 인간이 작업하거나 사고하는 방식을 모방하지 않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인간보다 높은 효율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기술이 변화시킬 노동력 거래 방식, 시장 구조에 대한 예견도 흥미롭다. 인간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서비스도 글로벌 거래가 이루어지며, 상품화 구조를 낳는데 해외에 있는 저렴한 임금의 의사에게 영상판독을 맡기거나, 저렴한 임금에 탁월한 실력을 갖춘 해외 건축가 집단에 건축 도면을 의뢰하는 식으로 전문가 서비스 노동력 수요가 임금이 낮은 나라로 향하는 ‘노동력 차익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예견은 한편 ‘두려운’ 변화다. 1만8,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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