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학별 정시 모집이 오는 31일부터 시작된다.
정시는 수시와 달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가 당락을 좌우한다. 학교별로 수능 점수 반영률이 다르고 국어·영어·수학·탐구영역 반영비율도 차이가 난다.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입시전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수험생들이 주의해야 할 정시모집 요강과 지원전략을 살펴본다.
우선 수능 성적표를 잘 이해해야 한다. 수능 성적은 원점수가 아니라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으로 제공된다. 대학별로 반영하는 점수가 다르다. 서강대, 서울교대 등은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가천대, 단국대 등은 백분위를 반영한다. 송원대, 호원대 등은 등급을 고려하고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합쳐 평가한다. 서울대는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등급까지 더해 선발한다.
총 3회에 걸쳐 지원할 수 있는 정시의 각 군에 어떤 대학들이 포진되어 있는지도 기본 체크 요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형 첫날인 가군은 서울대·서강대·이화여대 등 128개 대학이 3만7,494명, 나군은 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 132개 대학이 4만1,261명, 다군은 중앙대·건국대·홍익대 등 111개 대학이 2만8,321명을 뽑는다.
기본 정보 파악이 끝났다면 입시학원 등이 제작한 배치표를 펼쳐야 한다. 배치표 점수는 보통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모집단위의 70~90% 커트라인 점수로 작성된다. 배치표에는 각 대학의 구체적인 모집 방법(반영 비율, 반영 영역, 전형 요소 등)이 모두 담겨있지는 않다. 따라서 점수대에 맞는 대학이나 학과를 1차로 걸러내는 데 활용하면 좋다.
1차 필터링이 끝났다면 개별 대학이나 학과의 수능 반영비중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대학들은 수능 모든 영역을 고르게 반영하지 않는다. 홍익대 자율전공과 서울과학기술대·덕성여대·성신여대·서울여대·삼육대 등은 3개 영역만 반영한다. 아주대 경영학과 특정우수자 전형의 경우 2개 영역만으로 선발한다. 각 영역별 반영비율도 다르다. 중위권 대학의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자연계열은 수학과 영어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다.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사회탐구를 10% 반영하지만, 한양대는 25%로 높다. 자연계열은 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에서 과학탐구를 30% 반영한다.
파악이 끝났다면 총 3회에 걸쳐 어떻게 지원할지 전략을 짜야 한다. 전문가들은 경쟁률을 고려할 때 가·나군에 상향지원하고 다군에 적정지원하는 전략을 권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해 정시모집에서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나형,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위권은 지나친 하향지원보다 소신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고, 중위권은 ‘안정·적정·소신지원’을 한 차례씩 해보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권 학생들은 이번 수능이 어려웠던 만큼 본인에게 유리한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고르는 게 좋다.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들은 탐구영역 환산점수와 각 영역별 반영비율이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자연계열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 과학탐구영역을 30% 반영할 정도로 탐구영역 반영비율이 상당히 높다. 탐구영역 과목별 백분위 고득점 여부가 합격의 변수다.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자연계열은 수학과 영어 영역에 높은 비중을 두고 선발하는 대학을 지원해야 한다. 중위권 대학들의 인문계열은 국어, 자연계열은 수학 가형 또는 과학탐구를 선택할 때 가산점을 주는 곳이 많다. 하위권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 진학이 어렵기 때문에 지방 대학과 산업대학, 전문대학까지 눈을 돌려야 한다. 수능 반영 비중이 낮으면서 취업률이 높거나 전망이 밝은 학과를 고려할 만 하다.
모든 대학에 떨어졌어도 추가 모집의 기회가 남아있다. 상위권 학과를 제외하면 통상 모집정원의 0.5~1배수 이내에 예비합격한 경우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 미등록 충원 합격자는 홈페이지에 공고하거나 개별 연락한다. 홈페이지 마지막 발표 때 충원 합격자 번호가 자신의 예비합격 번호와 큰 차이가 없다면 내년 2월 17일까지 합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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