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국가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서 있는데 대통령의 머리 손질 때문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날려버렸다”고 격분했다.
하 의원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인인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의 답변대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3시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어떻게 대통령은 오후5시15분이나 돼서야 중대본에 도착했느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광화문 청사에 위치한 중대본과 청와대는 1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라며 “청와대 해명대로 머리 손질에 20분만 소요됐다면 빠르면 3시40분, 늦어도 4시 전엔 도착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장수 전 실장은 “대통령이 머리 손질 때문에 오후5시 몇 분에 중대본에 가셨다고 생각하기 싫다. 생각지도 않고 있다”며 “저는 경호와 의전 메커니즘은 잘 모르지만 보고 준비도 해야 하고, 의전도 해야 하고, 어떻게 모실지도 쉽지 않은 절차로 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북한 핵실험 당시 박 대통령이 보인 ‘늑장대응’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시 대통령은 라오스 순방 중이어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며 “당시 핵실험 발표 후 NSC 소집까지 걸린 시간은 30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4차 핵실험 때는 대통령이 직접 NSC를 소집했는데 당시엔 무려 세 시간이나 걸렸다”며 “아무리 여성이고 머리 손질이 필요하다는 걸 감안해도 긴박한 안보 국면에 또 한 번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이다. 한 시간이면 충분한데 (세 시간은)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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