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은 13일 당 최고위원회가 친박계 의원 4명을 윤리위에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고 정말 한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회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비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럼에도 굳이 보강인사에 나선 것은 본인들은 흙에 손을 묻히기 싫으니 민간인 외부위원들을 포함한 윤리위가 책임을 뒤집어 쓰라고 말하는 것밖에 더 되느냐”며 이같이 격분했다.
그러면서 “친박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그토록 다 한다고 자부면서 왜 그런 부담은 지기 싫어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비박계인 황영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자꾸 그렇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나쁜 방법을 통해 당을 장악하려는 것에 대해서 도대체 어디까지 이분들의 이성을 믿어야 될지 참 안타깝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12일 박대출·이우현·곽상도·이양수 의원 등 원내 인사 4명을 포함해 총 8명을 윤리위에 보강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는 위원을 15명까지 둘 수 있으며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한다. 또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의 3분의2 이상은 당외 인사로 두도록 하고 있다.
당 최고위가 이번에 투입을 결정한 4명의 의원은 모두 주류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최고위는 이들 외에 원외 인사 4명도 함께 충원하기로 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윤리위에 친박 인사를 대거 보강하면서 당장 박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에 대한 징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보강 인사’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박 대통령 징계 수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 비주류 측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윤리위에 제출한 바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