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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탄핵 100일…브라질 경제는 반전없이 7분기째 역성장

8일 시민단체 탄핵안 청원, 4일엔 전국서 40만명 규모 시위

부통령서 대통령된 테메르의 경제개혁, 측근 비리로 표류

브라질 역사상 첫 여성 지도자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지 지난 8일(현지시간)로 100일을 넘겼다. 5년여 동안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을 이끌어 온 호세프의 불명예 퇴진 이후 당시 부통령이었던 미셰우 테메르가 대통령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권력형 부패로 얼룩진 브라질 경제는 7분기째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브라질 국민들과 오는 2018년 말 임기를 마치는 테메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 나오는 등 정국 불안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허핑턴포스트 브라질에 따르면 노동자당(PT) 등 브라질 야당은 최대 노동단체인 중앙단일노조(CUT)와 농민단체 토지없는농민운동(MST), 전국학생연합(UNE) 등 좌파 성향 시민단체들의 탄핵 지지서명을 바탕으로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이날 청원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브라질의 주요 도시 수십 곳에서 부패수사 확대와 부패행위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40만명이 몰린 시위 인파는 이는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최대 규모다. 페드로 파쏘니 아루다 상파울루 카톨릭대 정치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시위는 의심할 여지 없이 테메르 정권을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정국의 혼란은 끝없이 추락하는 경제상황에서 비롯됐다. 지난 3·4분기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83%에 그쳐 7분기 연속 경제가 쪼그라들었다. 3·4분기의 경기 부진은 특히 기업 투자가 전분기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로는 8.4%나 줄어든 게 결정적 원인이 됐다. 호세프 탄핵으로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다 14년간 이어진 좌파정부 집권이 끝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애초의 기대가 깨진 것이다. 알베르토 라마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지금의 경제불황은 매우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며 “3·4분기 실질 GDP는 2010년 3·4분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호세프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정치권의 부패가 또다시 불거지며 그의 경제개혁 조치도 명분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애초부터 비리 연루 혐의를 받으며 국민 불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지만, 취임 후 측근의 사익을 위해 정부 인사에 압력을 행사하고 규제를 완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브라질을 3개월 만에 또 다시 탄핵 정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최측근인 제데우 비에라리마 전 정무장관이 투자한 아파트를 고층으로 올리기 위해 마르셀로 칼레로 전 문화장관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메르 대통령은 규제 완화 지시였을 뿐 압력행사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가 ‘이해상충 금지법’을 어기고 직간접적인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폭로한 킬레로 전 문화장관은 자진 사퇴했으며 뒤이어 비에라리마 전 정무장관도 논란의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놨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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