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는 최순실-박근혜 비선실세 국정농단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된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경위를 공개했다.
손석희는 10월 24일 최순실이 사용한 태블릿 PC를 공개하며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입수했고 이중엔 박근혜 정부의 통일 정책 로드맵이 제시된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다음 날 박대통령은 유례없는 대국민 사과에 나섰고 여야는 최순실 특검에 합의했으며 이후 200만이 넘는 ‘박근혜 퇴진’ 촛불이 광화문에서 시작됐다.
이에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은 “일부 세력과 일부 정치권이 난데없이 태블릿 PC를 등장시키는 이유가, 온 나라를 어지럽힌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라는 이번 사건의 실체를 가리고 희석하려 하는 것으로 판단해 입수 경위와 이후 확인과정, 그리고 각종 루머의 팩트체크까지 집중적으로 보도해드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이완영·하태경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JTBC의 태블릿 PC 입수과정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논점 흐리기’에 나서자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순실 태블릿 PC를 입수한 심수미 JTBC기자는 “누군가 (태블릿 PC를) 줬다는 건 정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는 아마도 저희 보도에 정치적인 배경을 연결시키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걸로 보인다. 처음 태블릿을 발견한 건 지난 10월 18일”이라고 전했다. 최순실 태블릿 PC 발견 장소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블루K 사무실이며 심수미 기자는 더블루K 독일 등기를 공개하며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가 주주로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그 길로 더블루K 강남 사무실로 취재기자가 달려갔다”고 밝혔다.
이어 심 기자는 “(최순실 태블릿 PC를) 누군가 훔쳐갈 가능성도 있었고 최씨가 증거인멸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내부 회의를 거쳐서 태블릿을 가져와 복사한 뒤 검찰에 제출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더블루K 건물관리인은 JTBC와 통화에서 “원목 책상도 비어있는 줄 알았는데 기자님이 아무래도 기자 정신이 있으니까 저랑 같이 가서 본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협조를 한 거잖아요”라고 전했다.
이처럼 JTBC에 따르면 태블릿 PC 확보에 도움을 준 건 건물관리인뿐이다.
“관리인도 당초에는 태블릿 PC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보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JTBC는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26일 JTBC가 독일에서 태블릿 PC를 확보했다는 검찰의 기자간담회 내용과 관련해선 “당시 심수미 기자가 독일 출장을 간 상태였다. 검찰 관계자가 심 기자에게 전화해서 독일에서 구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했다. 심 기자는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워낙 파급력이 큰 자료이기 때문에 그때 (입수경위를) 외부에는 함구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JTBC는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경고하였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때도 이런 양상이었다. 청와대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문건 속에 담긴 내용보다는 그 문건이 어떻게 세계일보로 넘어갔고 세계일보가 보도를 했냐 이 부분에 초점을 뒀다. 결국, 그때 막지 못했던 비선실세가 이제 다시 터진 것”이라고 서복현 기자는 말했다.
또한, 손석희 사장은 “항간에는 졸지에 저의 휴가까지 거론되면서 제가 가져왔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던데, 듣기에도 기가 막힌다”고 전했다. 이는 손 사장은 지난 10월 중순경 일주일의 휴가를 다녀왔는데, 공교롭게도 휴가 장소가 독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JTBC ‘뉴스룸’은 이날 방송에서 시청률 10.73%(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해 자체 시청률 신기록을 이틀 만에 바꿨다.
[사진=JTBC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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