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혼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탄핵은 막아야 한다”며 동료의원들에게 탄핵 찬성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의원은 ‘탄핵 운명의 날’인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우리 손으로 만든 대통령을 탄핵의 심판대 위에 올리는 날,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며 “저는 지금도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방치하고 나 몰라라하면서 최순실 일가를 챙겨주려고 했다는 비난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20년 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살아온 지도자’이자 ‘1원도 자신을 위해 챙긴 적 없는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저에게 단 한번도 부당하고 불의한 지시나 일을 이야기한 적 없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여전히 훌륭한 ‘지도자’라고 강조하면서 확정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몰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국정조사와 특검이 이제 막 시작된 상황에서 탄핵은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최 의원은 야당이 오만하고 정략적 욕심만 채우려고 한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야당에 동조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에 동조할 경우 야당에 ‘백기투항’하는 것과 다름없다고도 했다. 대통령에게 죄가 있다면 특검을 통해 처벌받게 될 텐데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다.
최 의원은 ‘촛불민심’에 국정안정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오늘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박근혜의 운명보다 더 큰 대한민국의 운명이어야 한다”며 “오늘 선택에 따라 더 세차게 몰아닥칠 혼란을 한 번 더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 의원은 ‘친박계 좌장’으로 불린다.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 ‘친박계 중진’ 홍문종·윤상현 의원 등과 회동한 뒤 박 대통령이 3차 담화에서 국회에 퇴진 로드맵을 맡기도록 권고한 장본인으로 알려져있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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