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 초점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집중됐다.
최순실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핵심 증인들이 모두 빠지면서 김기춘 전 실장에게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김기춘 전 실장은 “당신은 죽어서 천당 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라는 김경진 의원의 비난을 들으면서도 시종일관 꼿꼿하게 “죄송하다, 모른다, 아니다”만을 되풀이하였다.
청문회에 함께 나온 김 종·차은택·고영태 등 다른 증인들은 많은 관심과 엄중한 분위기에 주눅든 모습을 보였지만 김 전 실장은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대한민국 5,000만은 모이기만 하면 김기춘 얘길 하고 어느 한 사람도 김기춘을 두둔하거나 동정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하자 김 전 실장은 “죄송하다”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또한,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 고(故)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남겨진 세월호 시신 인양 포기를 뜻하는 듯한 메모에 관해 물었지만, 김 전 실장은 이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대답하였다.
결국, 김경진 의원은 “역사 앞에 떳떳하라, 김기춘 증인 당신은 죽어서 천당 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반성을 많이 하라”고 비난하였다.
이에 김기춘 전 실장은 “죄송하다. 저도 자식이 죽어 있는 상태인데 왜 시신 인양을 하지 말라고 하겠나”라며 강력히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김영한 전 수석이 날조·거짓 소설을 썼단 얘기인가. 김 실장, 국민 앞에 진실을 말하십시오”라고 소리치자 김 전 실장은 “자꾸 다그치시는데 최순실을 제가 알았다면 뭔가 연락을 하거나 통화라도 한 번 있지 않겠나, 검찰에서 조사해보면 다 알 것”이라고 답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이 “대통령이 3차 담화에 조언했나”고 묻자 “전혀 조언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또한, “밖에서는 이 모든 수습을 김 아무개하고 저를 거명하는 보도를 봤는데 지난번 상임고문과 전직 국회의장이 처음에 한번 불려가서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그때 다녀온 외에는 전혀 이 건에 관여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기춘 전 실장이 아니다, 모른다,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자 김성태 위원장은 “불성실한 답변 태도가 계속될 경우에는 증언이나 감정 거부한 증인으로서 처벌을 규정한 동법 제12조에 의해 위원장으로서 고발조치된다는 입장 분명히 밝힌다”며 경고를 하였다.
[사진=YTN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