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4일(현지시각) 실시된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패배했다고 인정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치러진 국민투표의 출구조사 결과 개헌 반대가 54~59%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의 출구조사 결과 반대는 54~58%, 찬성은 42~46%를 보였다. 민영방송 카날레 5 TV의 출구조사에서도 반대가 55~59%, 찬성이 41~45%로 전해졌다.
렌치 총리는 국민투표 부결을 위해 활동한 반대 진영이 “놀랍도록 명백한 승리를 거뒀다”라고 밝혔다. 그는 ”패배에 전면적 책임을 지겠다”며 “정부에서의 내 경력은 여기서 끝난다“고 말했다.
이번 개헌안은 상하원에 동등한 권한을 부여한 현행 헌법을 고쳐 상원의원 수를 줄이고, 중앙정부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렌치 총리는 정치의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문제가 이탈리아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원을 지역에 기반을 둔 자문 기구 성격으로 축소하는 개헌안을 제출했다..
국민투표로 개헌안이 부결될 경우, 이탈리아의 양원제는 현재와 똑같이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극우정당인 오성운동이 집권하게 되면 이탈리아 내 유럽연합(EU) 탈퇴 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렌치 총리가 물러날 경우 이탈리아는 2018년으로 예정됐던 총선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 실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선거를 치를 때까지는 과도 정부를 꾸려 총선에 대비한 선거법 개정을 할 예정이다.
[사진=CNN]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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