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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도라' 주연 김남길 "위기때 시민 구해줄 국가시스템에 대한 희망 담았죠"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 생각하는

'인간적 영웅'의 모습 표현 노력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를 구해줄 국가 시스템과 공권력에 대한 희망이 담긴 영화예요.”

7일 개봉하는 ‘판도라’에서 원자력발전소 직원 재혁 역을 맡은 배우 김남길(35·사진)은 “영화에 관해 시국 상황과 맞물려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걸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국을 활용해 흥행을 해보자는 생각을 할 만한 소재, 주제의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오는 장면이 TV에 나오자 재혁이 확 꺼버리는 장면, ‘비선실세’ 최순실을 빼닮은 총리가 대통령에게 건넨 말들이 오히려 편집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4년의 제작기간 동안 원전과 관련한 방대한 자료조사를 했으며 발전소 내부를 직접 보기 위해 해외 원전을 답사하는 등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전체 2,419컷 중 컴퓨터그래픽(CG)분량만 1,322컷에 달하는 등 원전 재난을 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김남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원전 재난 상황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고 했다. “개봉판을 직접 보니 원전 폭발, 주민 대피 장면, 피폭된 사람들의 부상 장면 등이 CG로 잘 구현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전 세트, 원자로 폐쇄로 등 시설 등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이죠.”





영화가 공개된 직후 마지막 장면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재혁이 원자로 내부의 방사성 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 직전 가족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장면에서 ‘쿨’한 할리우드 영웅이라기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영웅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장면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지만 막상 촬영 당시에는 죽고 싶고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죽음을 각오한 사람의 심정을 깊이 고민했어요. 촬영 전에 술도 한 잔 마셔보고요. 그런데 잘 그 감정이 안 나오는 거예요. ‘컷’ 사인 떨어지고 주변을 살펴보면 잘했는지 아닌지 반응이 바로 오는데 좋지 않더라고요.”

배우가 되면서 량차오웨이(양조위)와 양첸을 롤모델로 삼은 그는 목표대로 무거우면서도 퇴폐미 이미지의 배우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드라마 ‘선덕여왕’, ‘상어’를 비롯해 영화 ‘나쁜 남자’, ‘무뢰한’ 등에서 그가 추구했던 이미지는 더욱 구체화됐지만 ‘판도라’에서는 철없는 막내아들이자 소시민 영웅으로 변신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배우가 지나치게 뚜렷한 이미지를 갖는다는 게 위험할 수도 있는데 ‘여리여리하고 퇴폐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판도라’에서 경상도 사투리 쓰는 막내아들 역도 어색하지 않게 잘 해냈구나 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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