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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사령탑 누군지 몰라 멈춰선 한일통화스와프

최순실 게이트의 불똥이 한일 통화스와프로까지 튀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지난 2일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협상이 정체에 빠졌다고 밝혔다. 협상을 하려면 상대방이 있어야 하는데 권한을 가진 한국 측 경제부총리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호 부총리 대신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새 경제사령탑으로 지명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인사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 빠진 탓이다. 정국혼란의 후폭풍이 외환시장의 최후 보루까지 위협하는 모양새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가시밭길에 둘러싸여 있다. 당장 다음주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면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트럼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화 강세도 계속되고 있다. 자칫 한국 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금융시장이 흔들릴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경제가 탄탄하다면 별일 없겠지만 크게 장담할 일이 아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내년 성장률을 0.4%포인트나 낮춘 형국이다. 여기에 안전판 역할을 할 통화스와프마저 난관에 봉착했으니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정국불안 장기화로 경제사령탑의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경제와 금융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질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국정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고 위기의 경제와 금융시장을 내버려둘 수는 없다. 지금이야말로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인사청문회를 개최해 임 위원장을 새 경제사령관으로 앉히든지, 아니면 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해 유일호 현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든지 시급히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을 탄핵하더라도 경제는 살리고 제2의 환란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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