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천재’ 윤성빈(22)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시즌 열린 첫 월드컵 무대에서 금메달 쾌거를 올렸다. 올림픽 스켈레톤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지난 시즌을 세계랭킹 2위로 마감했던 윤성빈은 4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차 시기 52초84(1위), 2차 시기 53초02(3위)를 기록해 합계 1위(1분45초86)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생모리츠 월드컵에 이은 개인 두 번째 세계 정상 등극. 역대로 아시아인의 금메달리스트는 윤성빈 뿐이다. 머리를 앞으로 향하게 하고 타는 썰매인 스켈레톤은 최고 시속이 130㎞에 이른다. 윤성빈은 스켈레톤 입문 후 2년여 만인 2014년 말 월드컵 동메달을 딸 정도로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인 끝에 이 종목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발돋움했다.
올림픽을 1년여 앞둔 시점에 따낸 금메달이라 더욱 눈부시다. 썰매는 홈 어드밴티지가 가장 큰 종목이라 윤성빈을 평창 올림픽 금메달 1순위로 놓아도 무리가 아니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모두 홈 트랙 선수가 가져갔다.
썰매 종목에서 월드컵은 올림픽·세계선수권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이번 대회에도 톱 랭커 28명이 참가했는데 2014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1분45초98·러시아)가 2위를 했고 1인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4위로 미끄러졌다. 1분46초26의 두쿠르스는 윤성빈에 0.4초 뒤졌다. 0.01초를 다투는 스켈레톤에서는 큰 차이다. 근 10년간 최강 지위를 놓지 않아 넘지 못할 벽으로 여겨졌던 두쿠르스마저 압도하면서 윤성빈은 세계 1위를 새 목표로 삼게 됐다. 조인호 스켈레톤 감독은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 계속 성장 중이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만 하면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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