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행적을 밝혀줄 핵심 열쇠로 알려진 조 대위. 그는 지난달 30일 오전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 당일 대통령 처치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뒤, 당시 청와대 의무실 간호 장교 2명(신 대위, 조 대위)은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입이라도 맞춘 듯 “잘 모르거나, 나는 안 했다”는 내용이다.
취재진이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찾아낸 조 대위의 숙소는 샌안토니오 동쪽에 위치한 평범한 2층 가정집이었다. 1층에는 집 주인이 살고, 2층은 방 4개, 욕실 2개로 이뤄졌는데 모두 임대라고 한다. 일종의 ‘하숙집’이다. 조 대위는 방 하나를 얻어 살고 있었다.
집 주인은 ‘캡틴 조’를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조 대위가 갑자기 보름 전쯤 이사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 대위가 떠나기 싫어했다. 그런데 그들이 떠나라고 해서 가야만 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들’이 누구인지 묻자 ‘군’이라고 했다. 미군인지 한국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목되는 건 조 대위가 자신의 뜻은 아니라고 수차례 말했다는 것이다.
집 주인은 또 “여기 월세는 700달러. 영내 호텔은 월 2000달러”라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해보니 영내 호텔 숙박료는 하루 70~80달러였다. 군이 지원하는 체류비로는 역부족이다. 비싼 임대료를 떠안으며 가야만 했던 이유는 무얼까. 미 육군병원 관계자는 “영내 호텔은 멀리서 온 미군들이 치료 차 묵는 곳이고, 연수생이 장기 투숙하는 경우는 못봤다”고 말했다.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조 대위는 지난달 28일(이하 미국 시각)쯤 영내 호텔로 들어갔다. 취재진이 하숙집을 찾은 것은 29일 저녁이다. 이날 집 주인은 “보름 전쯤 나갔다”고 말했다. 바로 어제 이사했다면 기억 못할 수 있을까. 영내 호텔 입소가 결정도 안 됐는데, 그것도 보름 전에 허겁지겁 나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입소 전 2주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한 것일까. 조 대위가 다니던 현지 교회의 한 지인은 “계속 나오다가 안 나 온지 2주쯤 됐다”고 증언했다. 공교롭게도 청와대 간호장교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보도가 본격화된 시점부터다.
미국에 도착한 지난 8월의 행보도 석연찮다. 취재진은 조 대위의 SNS 사진 1장을 단서로 추적에 나섰다. 거기에 한 호텔 체인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샌안토니오에 같은 이름을 가진 숙소는 모두 6곳. 몇 번의 실패 끝에 그가 묵었던 호텔을 찾았다. 하루 숙박료는 137달러. 한 달 장기 숙박료는 3000 달러다. 인근 시세보다 2배쯤 비싸다. 사진 속 달력은 지난 9월을 전후로 장기간 묵었음을 추정케 한다.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은 “준비된 연수라면 ‘집’부터 구하는 것이 상식인데, 호텔에 있어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조 대위는 지난해 이미 정당한 선발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입증 서류를 달라는 일부 국회의원의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다.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은 “조 대위의 파견 시점, 잦은 숙소 변경 등 앞뒤가 안 맞는 행보들이 의혹을 더욱 키운 만큼 정부는 관련 자료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미국 간호장교 현지 르포’ 편은 4일(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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