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주축이 된 비상시국위원회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 시한을 내년 4월 말로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야 협상이 불발되면 오는 12월9일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비상시국위는 이날 오전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이 전했다.
황 의원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스스로 자진사퇴 시한을 명확히 밝혀줘야 한다”며 “내년 4월 말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내년 4월 말 사퇴한다면 대선은 60일 뒤인 6월 말에 치러지게 된다. 전날 박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임기 단축만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고 못 박았다.
비상시국위는 12월8일 밤까지 일단 박 대통령의 사퇴를 위한 여야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실패할 경우 9일에 탄핵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비주류 내 탄핵 찬성 여론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탄핵 가결선에 무슨 큰 어려움이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탄핵 의결정족수는 분명히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핵 의결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야당과 무소속 의원 172명이 모두 찬성할 경우 새누리당 내에서 28명 이상의 찬성이 나와야 한다.
이날 회의에는 심재철·정병국·김재경·나경원·유승민 의원 등 당내 18명의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원외 인사들이 함께했지만 김무성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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