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면서 ‘겨울 진객’으로 불리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 중인 울산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태화강변 삼호대숲 등에서 지난달 19일 까마귀 30여 마리가 관찰된 이후 현재까지 5만 마리 정도가 찾았다. 시는 내년 3월까지 10만 마리 이상이 날아와 겨울을 날 것으로 전망했다. 까마귀 군무는 해 질 무렵 벌어지는데 10만 마리의 대규모 까마귀 군무는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장관으로 꼽힌다.
울산시는 까마귀를 이용한 관광상품을 만들기 위해 내년 2월 24∼28일 태화강에서 ‘제8회 아시아 버드 페어’를 연다. 아시아 20개국과 비공식 파트너인 영국, 호주 등지의 탐조인 200여 명이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아시아 철새보전 심포지엄, 아시아 생태관광 포럼 등 국제 학술행사와 까마귀 군무 관찰, 철새 탐조대회, 울산 생태관광 투어 등이 진행된다. 시는 태화강의 생태자원을 세계에 알릴 기회로 삼고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자원봉사 단체인 푸른울산21 환경위원회가 매일 새벽 주차된 차량에 떨어진 까마귀 배설물을 청소하며 주민 불편을 없애고 있다. 시는 또 학생들의 방학 기간을 이용해 겨울철새학교도 운영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서 발생한 AI로 울산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는 최근 본청과 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 5개 구·군 등 모두 7곳에 AI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울산시 관계자는 “AI 검역 활동을 하고 가금농가 주변에 방역시설을 설치해 AI가 발생하더라도 확산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겨울철새 도래지인 태화강, 동천강, 회야강, 선바위 주변에서 철새 분변 검사를 했으나 지금까지 모두 AI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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