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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석촌동서 한성백제 시기 초대형 적석총 발견

돌무지 단위 광범위 연결

사방 길이 40m 넘는 크기

만주 고구려 장군총과 비슷

'석촌동 3호분'보다 클 수도

마한·고구려와 교류 실마리

고구려 장군총에 육박하는 사방 길이 40m 규모의 초대형 초기 백제 적석총이 발견된 석촌동 고분군의 발굴 현장. /사진제공=한성백제박물관




만주의 고구려 장군총에 비견할 만한 백제의 초대형 적석총(積石塚·돌무지무덤)이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초기 백제의 무덤이 밀집한 사적 제243호 석촌동 고분군의 1호분과 2호분 사이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러 개의 돌무지 단위가 광범위하게 연결된 사방 길이 40m 규모의 거대한 적석총을 찾아냈다고 29일 밝혔다. 규모 면에서는 만주의 고구려 장군총과 견줄 만한 수준이며 일각에서 근초고왕의 무덤이라고도 주장하는 ‘석촌동 3호분’보다도 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적석총은 북쪽의 가장 큰 적석(돌무지) 단위에서 시작해 각각 동·서·남쪽으로 작은 돌무지 단위를 연결하며 확장시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돌무지가 서로 연결됐다는 뜻에서 ‘적석 연접구조’라 불리는 이 같은 축조방식은 ‘석촌동 1호분’에서도 발견된 바 있지만 “10개 이상의 적석 단위가 연접된 구조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한성백제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고분은 마한의 흙무지무덤이나 고구려의 적석총에서도 확인되는 구조로 1~5세기 초기 백제가 고대 충청·전라 지역에 분포하던 마한이나 북쪽의 고구려와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확인된 적석총의 각 돌무지 단위는 중심부에 흙을 다져 올린 후 바깥쪽에 할석(깬돌)으로 기단을 쌓고 돌을 채운 것과 흙 작업 없이 돌만 사용해 쌓은 것의 두 종류가 확인됐다. 돌무지들 간의 연결부는 점토나 깬돌을 채워 탄탄하게 보강하고 외곽에 넓은 돌을 세워 받친 다음 다시 돌과 점토를 쌓는 방식으로 하중을 견디게 했다.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백제 적석총을 네모난 계단식 무덤으로만 판단했는데 이번 조사 결과는 다소 의아스럽다”며 “학자들의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5월 석촌동 고분군 내 1호분과 2호분 사이에 생긴 구덩이의 원인 규명을 위해 시굴조사 후 발굴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적석 단위가 양옆에 있는 석촌동 1호분이나 2호분까지 연결돼 있을 수도 있어 고분군 내 최대 규모인 석촌동 3호분보다 더 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석촌동 고분군이 풍납토성·몽촌토성 등 도성 유적과 짝을 이루는 백제 한성기의 왕릉지구로서 위상과 면모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학계의 논란이 있었던 백제 적석총의 구조·성격·연대문제 등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적석총 동남쪽 외곽에서는 금제 귀걸이와 달개장식(금관에 붙이던 얇은 쇠붙이 장식), 유리구슬, 동물 뼈와 토기 항아리, 기와류 등 유물 3,000여점이 집중적으로 출토됐다. 해당 건물터의 용도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다양한 성격의 유물이 한꺼번에 나온 것을 토대로 박물관 측은 “상장(喪葬)의례와 관련된 공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연구 중이다.

일제강점기의 기록 등에 따르면 지난 1920년대까지 서울 송파 일대에는 대형고분이 300여기가 있었으나 한국전쟁과 도시 난개발로 대부분 사라지고 현재 석촌동과 방이동에 극히 일부만 남아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고구려 장군총에 육박하는 사방 길이 40m규모의 초대형 초기 백제 적석총이 석촌동 1호분과 2호분 사이에서 발견됐다. /사진제공=한성백제박물관


석촌동 고분군의 초대형 적석총 주변에서 발굴된 금제 장신구. /사진제공=한성백제박물관


석촌동 고분군의 초대형 적석총 주변에서 발굴된 백제토기와 중국 청자 조각들. /사진제공=한성백제박물관


석촌동 고분군의 초대형 적석총 주변에서 발굴된 와당 조각. /사진제공=한성백제박물관


석촌동 고분군의 초대형 적석총 주변에서 발굴된 금제 귀걸이. /사진제공=한성백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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