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총리 지명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포럼 오늘과 내일’(포럼 오래)의 정책연구원장을 맡아왔다고 29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포럼 오래는 2007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설득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 만든 연구단체다. 박 대통령은 김 지명자를 여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중립적 인물로 내세웠지만 실은 박 대통령 싱크탱크의 운영자였던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2008년 5월 포럼이 만들어진 후 주요 행사마다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애정을 보였다. 회원은 300여명으로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 새누리당 이완영·박덕흠·김석기 의원,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 현 정권에 두루 기용됐다. 때문에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의 김 지명자가 포럼 오래의 정책연구원장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김 지명자는 포럼 오래의 정책연구원장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내가 정책연구원장이 됐을 때 함 회장도 대통령에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섰고 포럼은 박 대통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조직으로 여야를 초월한 정책포럼으로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함 회장은 김 지명자가 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수개월 뒤인 2014년 11월 강원랜드 사장이 됐다. 김 지명자도 “함 회장이 포럼의 정치색을 물타기해서 정권과 관계없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나를 끌어들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지명자는 “내 입장은 박 대통령이 됐든 누가 됐든 국가에 큰 불이익이 안된다면 불에라도 쫓아 들어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