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실장이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돌봐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법조계 관계자를 인용한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차관에 취임한 직후 김 전 실장이 정 씨를 돌봐주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차은택 씨가 최 씨의 소개로 김 전 실장을 만났다는 의혹에 “최 씨를 알지 못했다”고 부인한 김 전 실장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이다.
김 전 차관이 2014년 아시안게임 승마 국가대표 선발에서 정 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차관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김 전 실장도 정 씨에 대한 특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은 이미 검찰에 “차관 시절 김 전 실장과 수시로 통화하며 직접 지시받고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이미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차 씨와 김 전 차관의 진술로 김 전 실장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검찰이 김 전 실장에 대한 소환 일정을 앞당겨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