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부지를 리츠(REITs)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매각이 여의치 않은 데다 민간에 매각할 경우 공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리츠를 통한 자체 개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복수의 서울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시는 오는 30일까지 예정된 상암 DMC 랜드마크 2개 필지 매각이 유찰될 경우 리츠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 고위관계자는 “현재 매각과 자체 개발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검토하고 있지만 유력한 매수자인 중국 기업들의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 매각이 쉽지 않다”며 “매각이 무산되면 리츠 방식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츠 방식으로 개발될 경우 SH공사가 대주주인 서울투자운용이 자산관리회사(AMC)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투자운용이 설립한 리츠에 시가 부지를 현물출자 하고, 민간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현물출자를 통해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1% 내외의 수익률을 가져가고, 재무적투자자(FI)에게 선순위로 4% 내외의 수익률을 보장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리츠 방식으로 개발할 경우 공공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 용도는 컨벤션센터·호텔·오피스 등이며, 시는 이곳에 상암DMC를 상징할 수 있는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을 세울 계획이다. 하지만 민간에 매각될 경우 서울시의 계획대로 개발될 지 장담할 수 없다. 실제 최근 매각된 국제금융센터(IFC)의 경우 애초 서울시가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취지로 투자자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 다른 고위 관계자는 “리츠 방식은 개발 사업의 공익성을 갖추고 균형적인 개발을 가능케 한다”며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다른 용지에 대해서도 리츠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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