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중국이 남중국해 피어리크로스 암초에 세운 해군 종합병원 ‘용수자오 의원’이 지난 7월 정식으로 개원해 현재 1,000명 이상이 진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국제사회 분쟁지역인 피어리크로스 인공섬의 병원 진료 개시 사실을 공개한 것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남중국해 분쟁 이슈 등 국제사회 안보 문제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개입축소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새 정부 출범 전 실효지배 사실을 부각시켜 영유권 근거에 확실히 못을 박겠다는 뜻이다.
용수자오 의원은 중국 해군총병원에서 선발된 50여명의 의사·간호사들이 근무하며 내과·외과 등 10여개 과목에 초음파·심전도 등 400여종의 의료기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인공섬 내 종합병원 개소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상징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병원이 세워지기 전인 4월에는 이 인공섬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중병에 걸리자 중국군이 군용수송기로 후송해 치료하기도 했다.
피어리크로스 암초는 중국·베트남·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으로 미국이 남중국해를 순찰하는 작전인 ‘항행의 자유’ 경로에 포함한 대표적인 분쟁지역이다. 중국은 이 지역의 영유권을 인정받기 위해 올 초 피어리크로스 인공섬에 비행기 활주로 설치를 완료한 후 종합병원 건설에 나섰으며 해양기상방송국 설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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