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노리는 골프 수험생들이 마지막 수능을 치른다. 30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LPGA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퀄리파잉 토너먼트(이하 Q스쿨) 최종전이 그 무대다.
지난 8월 1차전, 10월 2차전을 거쳐 150여명의 최종전 출전 명단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 5라운드(90홀) 결과 상위 20위 안에 든 선수에게 내년 시즌 풀타임 출전권이 주어진다. 2014년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전을 나란히 공동 6위로 통과한 김세영(23·미래에셋)과 장하나(24·비씨카드)가 현재 LPGA 투어 간판으로 활약하는 등 Q스쿨은 스타 등용문 구실을 해왔다. 최근 마이크 완 LPGA 투어 커미셔너가 Q스쿨 폐지 방침을 밝힌 터라 올해 수험생들은 마지막 Q스쿨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완 커미셔너는 이르면 2017년부터 Q스쿨 대신 3~4개 대회를 약 한달간 치르는 퀄리파잉 시리즈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투어 선수들에게는 미국 진출의 문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Q스쿨 응시자들 중에서는 이정은(28·교촌F&B)이 눈에 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5승을 올린 10년차 이정은은 올해가 세 번째이자 3년 연속 Q스쿨 도전이다. 최종전 45위 안에 들어 조건부 시드를 받은 적은 있지만 이정은의 목표는 풀시드다. 그는 “미국 진출에 도전하면서 잃었던 간절함이 생겼다. 도전 자체가 큰 자극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기관리만 잘 한다면 10년은 더 골프 칠 수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오지영(28)과 강혜지(26)도 서바이벌 게임의 출발선에 섰다. 둘은 올 시즌 부진으로 시드를 잃어 Q스쿨로 밀렸다. 오지영은 LPGA 투어 2승, 강혜지는 LPGA 2부 투어 1승이 있다. 이밖에 많은 동포선수들이 ‘제2의 리디아 고’를 목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투어 선수들의 미국 Q스쿨 응시는 줄어드는 추세다. 올 시즌 국내 투어를 평정한 박성현(23·넵스)이 초청선수 자격 등으로 LPGA 투어에 나가 쌓은 상금 포인트로 미국 진출에 성공하는 등 Q스쿨이 아니어도 다양한 경로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골프계는 17세 천재소녀 하타오카 나사(일본)를 주목하고 있다. 하타오카는 지난달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인 일본여자오픈에서 17세263일의 메이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다. 올해 말 기준으로 세계랭킹 20위 안에 고작 한 명(한국계 노무라 하루)을 진입시키는 데 그치는 등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 여자골프는 하타오카에게 구원투수의 역할을 바라고 있다.
인도의 아디티 아쇼크(18)도 LPGA 투어에서 아시아 초강세를 이어갈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이달 인도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인도 최초 기록을 작성한 아쇼크는 ‘인도의 박세리’를 꿈꾸는 당찬 소녀다. 세계 아마추어랭킹 2위 브론테 로(잉글랜드)의 합격 여부 또한 관심이다. 로는 대학 여자골프 최고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상의 올해 수상자다. 2014년 이 상을 수상한 한국계 앨리슨 리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동문이다. 아마랭킹 1위 레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는 학업(미국 듀크대)을 위해 올해 최종전 출전을 포기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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