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른 ‘시장경제지위’ 부여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 강화 공언 이후 첨예하게 맞서온 주요2개국(G2) 간 무역전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페니 프리츠커 미국 상무장관은 전날(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합동상무위원회 참석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시장경제지위로 옮겨갈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말해 다음달로 예정된 시장경제지위 부여 재검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는 중국이 자동으로 시장경제지위로 옮겨간다고 규정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WTO 협정에는 정부가 외환시장이나 생산활동을 통제하는 국가를 ‘비시장경제국’으로 지정하도록 돼 있으며 무역 상대국은 해당 국가 기업의 불공정무역 행위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 쉽다.
중국은 지난 2001년 WTO 가입 당시 비시장경제국 지위를 받아들였으며 가입 15년이 되는 12월11일 자국이 자동으로 시장경제지위를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미국·일본 등은 시장경제지위 부여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현재 미 상무부는 시장경제지위 이행조건으로 외자진출의 자유 정도 등 6개 항목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최대 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미중합동상무위원회에 참석한 장상천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부 부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취임 후 미국이 WTO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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