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야권의 개헌파의 주장에 손뼉 치며 호응하고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개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정세균 국회의장 초청 3당 원내대표 만찬회동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그(만찬회동) 자리에서 3당 원내대표들은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 중 국회 개헌특위를 설치하자는 데 의견 모았다”며 “그런데 정세균 의장이 그날 합의된 사항을 발표하지 말자고 고집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은 국회 개헌특위 설치를 가장 먼저 강력하게 주장해온 분인데 (특위설치 합의 사실을 발표하지 말자고 해서) ‘개헌을 완강하게 반대하는 문재인 전 대표를 의식하고 있구나’ 하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9월 정 의장과 3당 원내대표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정기국회 종료 후 개헌특위 설치에 큰 틀의 공감대를 이뤘다”며 “질서 있는 국정수습을 위해서는 국회 추천 총리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통해 개헌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수미일관 저의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미 김형오·강창희 전 국회의장 시절 헌법개정자문위를 설치해서 세부 개헌안을 준비한 상태”라며 “국회 개헌특위가 가동되면 조문별 축조 심의 등이 바로 가능한 수준이다. 국회가 결단만 하면 개헌작업 완료에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두 야당이 몇몇 대선주자에 휘둘려 질서 있는 국정수습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며 “이제라도 (개헌 등)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김종인 더민주 의원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야권의 개헌파와 연대의사를 보이는 동시에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갈라치기’ 위한 전략도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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