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를 내지 않는다며 장애인을 동원해 임차인을 쫓아내려 한 건물주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건물주는 임차인이 운영하는 웨딩홀에 목관과 장례용품을 늘어놓고, 장애인으로 하여금 영업장에 드러눕게 해 영업을 방해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건물주 이모(48)씨와 지역 장애인협회장 김모(53)씨를 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9월3일부터 22일까지 자신의 서울 성동구 G 아파트 상가건물 지하 2층의 웨딩홀에서 장애인협회 소속 장애인들을 동원해 결혼식 영업을 하지 못하게 했다. 이로 인해 이씨는 임차인 박모(54)씨에게 총 1억4,600여만원의 손해를 입혔다. 이씨는 웨딩홀을 운영하는 박씨가 2~3개월치 월세 약 3억원을 내지 않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는 과정에서 지역장애인협회장인 김씨에게 영업 방해 행위에 도움을 요청했고, 김씨는 자신의 장애인 회원을 범행에 가담케 했다. 구체적으로 이씨와 김씨는 웨딩홀 복도와 로비에 목관 10여개와 상복 그리고 장례용품을 가져다 놓고, 장애인들에게는 예식 행사를 하지 못하게 로비에 드러눕게 지시했다. 김씨는 업무 방해 행위의 대가로 김씨로부터 상가 내 점포 2개를 무상으로 임대받고, 2,000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아울러 김씨는 자신의 협회 회원 장애인을 동원해 지난해 3월에도 재개발 공사에 관여해 함바식당 운영권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의 각종 민원 해결사 노릇과 이권 다툼에 장애인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것이다.
반면 박씨는 건물주 이씨의 채무문제로 해당 건물이 공매로 넘어갈 것을 우려해 임대료를 일부러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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