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주요20개국(G20)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법인세를 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15%보다 더 내릴 수 있다는 의미여서 각국이 감세 경쟁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열린 영국산업연맹 콘퍼런스에 참석해 “영국 정부는 조세체계를 통해 혁신적인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G20 국가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를 제공하고 혁신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영국이 법인세 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은 현행 20%인 법인세를 오는 2020년까지 17%로 내리기로 지난 3월 결정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법인세를 15%로 낮추기로 공약한 상황이어서 G20 국가 중 가장 낮은 법인세를 적용하려면 세율을 추가로 더 인하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발언은 영국 재무부가 앞으로 경제·재정정책을 하원에 알리는 추계 보고서 발표가 있기 이틀 전이라는 점에서 당장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꺼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메이 총리 집권 전에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인한 기업의 이탈을 막기 위해 법인세 인하를 주장해왔다. 조지 오즈번 전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세율을 15%로 추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감세 경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각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영국은 여전히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므로 EU법의 영향력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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