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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 2%대 성장도 버거운 경제 누가 챙기나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2%대의 저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대내외 경제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르기까지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민간연구기관과 한국은행이 2%대 성장을 전망했고 정부마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 성장 전망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3%대를 밑돌면서 저성장 늪에 빠질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심각한 것은 지금 상태대로라면 이마저도 지켜내기 버겁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악재들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꼬여만 가는 탓이다. 최순실 사태는 이런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국정 리더십이 속절없이 무너져내린 상태에서 대기업까지 대거 연루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소비와 투자가 더 위축될 경우 성장률 1%대 추락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대외적인 환경도 극도로 불안하다. 당장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핵폭탄급 파장이 우려된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 금융그룹 BNP파리바가 트럼프 당선에 따른 한국의 취약성 지수를 신흥국 20개국 중 세 번째로 높게 산출했을 정도다. 여기에 연말 미국 금리마저 오르면 가계부채에도 비상이 걸리게 된다.



경제상황이 이런데도 책임 있게 위기대응을 지휘할 사령탑조차 마땅치 않으니 걱정이다. 새 경제부총리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명됐지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아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물론 임 위원장의 입지도 어정쩡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한국 경제는 갈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게 뻔하다. 여야 정치권은 경제가 더 악화하기 전에 경제 컨트롤타워만이라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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