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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이정현 대표 22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탈당"

"이 대표가 할 마지막 일은 본인 사퇴하고, 대통령에게 '2선 퇴진' 진언하는 것"

"국민분노 극에 달해 이번주 넘기면 여태까지 없던 비극으로 비화될 수 있어" 경고

남경필(가운데) 경기지사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정현 당 대표 등 지도부가 22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20일 오후 비주류 중심으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22일까지 탈당하지 않으면 23일 개인적으로 탈당을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비상시국회의가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 보니 지도부가 비상시국회의 요구사항에 대해 신경도 안 쓰고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고 요구할 건 하자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남 지사는 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출당 조치가 불가피한데, 당 지도부가 거부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아무것도 안되는 거 아니냐”며 “다음주 화요일(21일)까지 지도부가 사퇴해라. 그렇지 않으면 수요일(22일)에 탈당하겠다라는 의지를 비상시국회의가 모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 지사는 “그렇다면 (탈당을 하지 않고) 비상시국회의에 동참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개인적 결단 하겠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대통령 출당·제명 조치 등) 지도부가 그런 것을 안하고 계속해서 시간만 끌면서 이 국면을 넘기려고 하면 당 소속 의원들도 이 안에서 무엇을 할것인지, 새로운 변화를 바깥에서 시작할 것인지를 스스로도 고민할 때가 됐다”며 “거기에 대해서 요청을 했고, 요청에 대한 답이 오면 저도 입장을 정해서 시기를 정하겠다. 그러나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또 대통령 탄핵 추진을 위해 소속 의원들이 명확한 찬반의견을 밝혀달라고 주장했다고도 했다. 남 지사는 “탄핵으로 들어가려면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 이름을 걸어야 한다”며 “(탄핵 추진에) 참여할 분과 안할 분을 전수조사 해 정확하게 의사표시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남 지사는 이 대표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이 대표가 사안(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엄중함을 느끼고 즉각 사퇴를 하고, 그리고 대통령에게도 ‘이 위중함을 아시고 국가를 위해서 모든 걸 내려놓고 조건 없는 2선 후퇴를 하십시오’라고 진언을 드려야 한다”며 “대통령을 충심으로 모시는 이 대표가 할 마지막 일”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그렇지 않으면 이번 주말까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더라 무슨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남 지사는 “이 대표의 사퇴나 박 대통령의 조건 없는 2선 후퇴가 이번주 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가오는 주말에 벌어질 촛불 시위는 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벌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여태까지 없던 비극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한다”며 “국민들 마음에서 대통령이 사라졌는데 부여 잡고 있는 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이정현 대표는 지난 15일 여권의 잠재 대선주자로 불리는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향해 “네 사람의 지지율을 다 합쳐봐도 10%가 안 된다”며 새누리당 대선주자에서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원외당협위원장과의 면담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자기 앞가림도 못 하면서 나더러만 물러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선주자는 우리당의 명예이자 자존심”이라며 네 사람을 한 명씩 거명하고는 “여론조사 지지율 10% 넘기 전에는 어디서 새누리당 대권 주자라는 말도 꺼내지 말라”며 “그렇게 도정에 할 일이 없고, 경험과 경륜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느냐. 새누리당 얼굴에 먹칠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도정에만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한 분들이 이정현이 사퇴하라고 매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더라”며 “그 바쁜 시간에 비행기 타고 와서 모여앉아 ‘이정현 물러나라’고 하고 있는 게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젖먹이도 할 수 있는, 옹알이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얘기가 잘못하면 사퇴하라는 건데 비전 제시는 아무것도 없다”며 “이정현은 사퇴하면 다른 사람을 대체라도 할 수 있지만, 대선주자라면 비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자신을 도지사·시장 후보로 뽑아준 사람이 당원이고, 도지사·시장으로 만든 사람이 당원인데 그 당원이 투표권 행사해 뽑아놓은 당 대표를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사퇴하라고 공동으로 발표하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오 전 시장을 향해서는 “서울시장 자리를 상의도 없이 하루아침에 던지는 바람에 박원순 시장에게 넘어가고 나서 새누리당이 어떤 위치가 됐느냐”며 “무책임하게 쉽게 던지는 것이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이날 공개적으로 비판한 인사에는 김 전 대표가 포함되지 않았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역시 당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이 대표는 치켜세웠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표는 당 사무처 직원부터 시작해 당 대표까지 하면서 지난 2년간 당을 힘들게 이끌었고 지금은 여러 상황으로 다소 지지율이 낮아졌지만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분, 큰 일을 할 수 있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의원실에 가봤는데 책이 발 디딜 틈 없이 쌓여있을 만큼 굉장히 공부가 많이 되어있다”며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유 전 원내대표의 발상의 전환, 역발상을 매우 존중한다”고 평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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