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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라이프치히, 뮌헨 위에 서다

2009년 창단, 첫 1부리그 진출

8승3무로 분데스리가 1위 올라

미친 압박·간결한 공격으로 돌풍

獨판 레스터시티 기적 쓸까 관심

라이프치히 선수들이 19일 그라운드에 모여 레버쿠젠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레버쿠젠=AFP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의 돌풍이 유럽축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접수한 레스터시티의 기적을 보는 듯하다.

라이프치히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도르트문트전에서 뮌헨이 0대1로 지면서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 11라운드 만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옛 동독 연고팀이 분데스리가 1위에 오른 것은 1991년 한자 로스토크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뮌헨(7승3무1패·승점 24)은 2위, 도르트문트(승점 21)는 3위다. 앞선 19일 라이프치히는 레버쿠젠에 3대2 역전승을 거둬 개막 11경기 무패 행진(8승3무·승점 27)을 달렸다. 승점 27은 분데스리가 승격팀 사상 최고 승점이기도 하다.

뮌헨이 독주하거나 도르트문트가 위협하는 그림이 익숙하던 분데스리가에 라이프치히의 돌풍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9년 5부리그 팀으로 창단해 초고속으로 승격을 거듭, 올 시즌 처음 1부리그에 진출한 짧은 역사를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레스터는 초반 11경기에서 6승4무1패를 기록한 뒤 우승까지 내달렸다. 11경기 성적만 보면 라이프치히가 조금 더 낫다. 레스터는 승격 두 시즌 만에 우승 신화를 썼고 라이프치히는 ‘생초보’다. 도르트문트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20일 “지난해 우리는 레스터의 기적을 봤다. 라이프치히의 경기력을 보면 그들도 레스터처럼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분데스리가 득점랭킹 톱5에 라이프치히 소속은 없다. 5골씩을 넣은 에밀 포슈베리와 티모 베르너가 있지만 뮌헨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도르트문트의 피에르 오바메양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많이 떨어진다. 대신 라이프치히는 ‘미친’ 압박과 간결한 공격을 앞세운 끈질긴 플레이로 승리를 짜낸다. 대부분의 선수가 20대 초중반인 데다 선수층도 두꺼워 신임 랄프 하센휘틀 감독의 전술 유연성이 더 빛을 발한다는 평가다. 잉골슈타트의 분데스리가 승격을 이끈 뒤 라이프치히에 합류한 하센휘틀 감독은 탁월한 선수 장악력으로 돌풍을 지휘하고 있다.

라이프치히 구단은 세계적인 스포츠음료 제조사 레드불이 소유주다. 레드불은 구단 자체나 팬들이 지분의 51%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분데스리가의 ‘50+1 룰’을 사실상 어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뮌헨의 1강 체제에 지친 분데스리가에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더 눈에 띈다. 지난 9월 도르트문트를 1대0으로 꺾은 라이프치히는 다음 달 22일에는 최강 뮌헨 깨기에 나선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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