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로 막힐라”…수험생들 대중교통 이용= 이날 오전에 인문계열 논술시험을 치른 세종대의 경우 대부분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사장으로 이동했다. 부모님 손을 꼭 잡고 발걸음을 옮기는 수험생들이 많았고, 친구들끼리 시험장을 찾은 학생들도 있었다. 논술시험의 경우 아주 이른 시간이 아닌 10시 이후에 치러진 만큼 지각생들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세종대 학생들로 구성된 도우미들이 수험생들을 위해 준비한 간식을 나눠주면서 응원을 하기도 했고, 학부모 대기실에는 따뜻한 차와 간단한 다과를 마련했다. 김종대 세종대학교 홍보실장은 “수험생과 부모들에게 시험에서 100점을 맞으라고 음료수 한 개와 빵 2개가 들어있는 간식 세트를 마련해 무료로 나눠드렸다”며 “오전과 오후로 나눠 입학처장이 직접 나서 대강당에서 학부모 설명회도 연다”고 말했다.
◇‘불 수능’ 탓 논술시험장 긴장감 가득= 올 수능이 예년에 비해 여려웠던 탓에 수시전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험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 주요 대학의 논술시험장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응시율이 상당히 높았다. 수험생들은 시험 직전까지 감독관의 설명에 집중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가채점 결과 수능 최저점수 충족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더욱 시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세종대 논술시험에 응시한 이모군은 “가채점 결과로는 수능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일단 논술시험을 잘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재수를 하고 있다는 김모씨 역시 “올해 수능이 어려워서 어떻게 입시전략을 짜야 할 지 모르겠고 마음도 불안하다”면서도 “일단 논술시험을 보로 온 것이니까 최선을 다해 치르겠다”고 전했다.
◇입시전략 짜기 어려운 학부모 “수시전형 다 볼 것”= 수험생들이 논술시험을 치르는 동안 학부모들은 시험장 주변에 흩어져서 초조한 마음으로 시험이 끝나길 기다렸다. 학부모들 역시 ‘불 수능’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삼삼오오 모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일산에서 고3 수험생 자녀를 데리고 왔다는 박모씨는 “수능이 어려워 재학생 보다 졸업생에게 유리하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일단 수시 지원한 모든 대학의 대학별 고사에 응할 계획이지만 아이가 원했던 대학 중 한 곳의 최저점수 기준에 간당간당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삼수생과 고3 자녀가 동시에 입시를 치르고 있다는 김모씨는 “상위권 아이들은 이번에 기존 점수를 그대로 잘 받은 것 같지만 중위권 아이들은 등급 자체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러운 것 같다”며 “삼수를 하는 큰 아이는 아빠가, 재학생인 둘째는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모든 수시전형을 다 치를 계획”이라고 전했다.
◇논술 응시율 지난해와 비슷·실제 경쟁률은 떨어질 듯= 대학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간 수능 난도가 높아지면서 올해 수시전형 응시율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일 세종대 입학처장은 “올해 인문계열 논술시험 응시율이 지난해와 비슷한 60% 정도 될 것 같다”며 “특히 올해는 수능 최저점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여 수시 전형에서의 실질 경쟁률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명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장은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3주간 이어질 대학별 고사를 최선을 다 해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내가 못 봤으면 다른 사람들도 못 봤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자신의 수능 가채점 원점수가 지난 6·9월 모의평가에 비해 좋았다면 정시를, 그렇지 않다면 수시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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