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지난 19·20대 총선 공천 과정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지난 20대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겪다 ‘옥새 파동’까지 이어졌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이한구 새누리당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다시 한 번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무성 전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인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만난 뒤 공천에 최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87%가량을 국민공천제로 했지만 나머지 부분은 제가 알 수 없다”며 “특히 비례대표의 경우 제가 전혀 손을 댈 수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우리 당에 최순실이 영향을 미쳐서 들어와 있는 사람들을 모두 찾아내 다 퇴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지난 제20대 총선 공천에서 친박근혜계와 갈등을 벌이다 공천장에 직인을 거부하는 ‘옥새 파동’을 벌이기도 했다.
제19대 총선 공천 역시 의혹에 휩싸였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역임했던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씨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례대표와 대구경북(TK) 지역 등에서 상식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공천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김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런 사람이 있으면 말로만 정치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빨리 검찰에 고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누가 됐든 그런 사람이 있다면 검찰에서 부르지 않겠나”라며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설을 퍼뜨리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20대 공천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이한구 전 의원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책임하게 쓰레기 같은 발언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더욱 어지러워지는 것이 걱정스럽다”라며 “쓰레기 정치인으로 취급 당하기 싫으면 책임 있게 증거를 제시하라”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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