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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형' 조정석① "납뜩이 업그레이드? 그러다 폭풍 눈물 흘릴걸"

‘형’은 조정석이 움츠렸던 영화계에서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는 영화임이 틀림없다.

‘질투의 화신’을 비롯한 드라마에서는 승승장구해왔지만 ‘특종:량첸살인기’, ‘시간이탈자’ 등 최근 영화에서는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만큼 일종의 승부수를 던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시사회 당일 작품을 본 소감을 ‘재미있고 슬펐다’고 설명했다. 이야기구도와 상관없이 ‘하드캐리’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그는 작품의 재미도 슬픔도 앞장서 이끌어간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줄 알고 안심했다가는 눈물풍을 이루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Q.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봤다고 들었다. 소감은?



‘재미있고 슬펐다’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옆자리 반응이 어떤지 관찰했는데 펑펑 울더군요. 박신혜 매니저도 울고, 그 옆에 제 매니저도 막 울더라고요.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친형 생각도 많이 났고,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는 조차 생각도 많이 났죠.

Q. 작품 선택 배경은.

시나리오에 확 꽂혔던 것 같아요. ‘오 나의 귀신님’ 촬영하려 가는 길에 읽었는데 옆에 스태프들 볼까봐 고개숙여 울었어요. 뻔한 느낌보다는 확 와닿았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작품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감독, 출연진, 배급사, 소속사 등의 조합이 필요해요. 제가 선택한다 해도 설득을 하고 당하는 여러 부분이 있죠. 모두가 잘 맞아떨어질 때 선택하는데 이 과정이 잘되면 좋은 결과가 뒤따르더군요.

Q. 캐릭터가 ‘질투의 화신’과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조정석의 스타일 아닐까요. 나만의 색깔? 연기적인 부분에서 말씀드리면 이화신은 거칠고, ‘형’의 고두식은 거친데 욕까지 난무하다 보니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요. 굳이 ‘이런 역할을 했으니 다음에는 완전히 다른 역할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Q. 전반부와 후반부가 극과 극으로 다르다.



그래서 재미있고 슬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닐까요. 시나리오부터가 그런 느낌이에요. 저는 무난히 잘 흘러갔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신파로 가지 않았다고 봐요. 너무 눈물을 빼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고, 엔딩도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거니까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하고 있어요.

Q. 코믹한 부분에서 ‘납뜩이’가 불현듯 떠오른다.



극중 동생에게 연애코치 하는 부분에서는 납뜩이를 오마주한건 사실이에요. 만약 제게 코믹한 이미지가 자꾸 떠오른다면 배우로서 다음 작품 선정하는데 신경써야 하는건 당연하죠. 한 이미지에 갇혀버리면 좋지 않으니까. 지금 당장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음 작품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아요.

Q. 애드리브처럼 느껴지는데 정작 대사였던 부분도 많다.





애드리브가 많았다고 인식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재미있었다는 뜻이겠죠. 보통 애드리브는 대사 라인이 끝났는데 커트를 안하는 상황에서 벌어지잖아요. 다음 상황을 즉흥적으로 이어가고, 거기서 대본보다 더 좋은 장면이 나올 수도 있고.

그런데 ‘형’은 정말 애드리브가 없었어요. 저 역시 보통 애드리브를 안하는 편이거든요. 즉흥연기 식으로 마음껏 주어지지 않는 이상 많이 안해요. 예를 들면 ‘관상’에서 송강호 선배에게 관상을 보려고 줄서있는 사람들에게 ‘곶감 기다리고, 홍삼 이 앞에 서슈’ 하는 부분, 건축학개론에서 키스 설명하는 부분이랑 ‘어떡하지 너’ 같은 부분을 많이 기억해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연기 스타일이 조금 그렇게 인식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Q. 상대역인 도경수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하는 배우에요. 영민하고 똑똑하면서도 꾸준하고 성실하거든요. 자신감도 있고 의욕도 있으며 실력도 출중하니까 기대가 돼요.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도 찾아봤는데 재미있어서 6화까지 다 봤어요. 신선하고 새로운 만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많이 되는 후배에요. 개인적으로도 참 좋은데 코드가 잘 맞기도 하고. 전 경수가 좋아요.

호흡 이야기를 하자면 둘이 함께 나오는 장면들의 촬영을 잘했어요. 결과물을 봐도 만족하고. 연기 합이라는게 특정 신이 코믹하냐 진중하냐 시퀀스를 나눌 수 없잖아요. 좋으면 다 좋은거죠. 합이 안좋으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없는데 주변에서 웃고 우는걸 본 만큼 형제간 호흡은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Q. 개봉시기가 늦었다. 코미디는 겨울에 유리하다는 전략 때문인가.



외부요소는 분명히 따라줘야 흥행할 수 있다고 봐요. 입소문을 타는것도 당연하지만 환경적인 요소도 확실히 작용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배급사가 서로 뭔가 작전을 짜낸 것 아닌가 싶은데….

사진=CJ엔터테인먼트


Q. 최근 주로 들어오는 장르는 코미디 종류가 많을거라 예상되는데.



아니요, 진짜 다양하게 들어와요. 이번에 들어온 작품들은 아직 다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영화홍보랑 무대인사까지 끝나면 쉬엄쉬엄 읽으면서 선택해보려고요. 제 판단기주는 분명해요. 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 재밌게 읽었다면 관객도 같이 재미있어해 주실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흥행까지 이어진다면 제 촉이 맞은거고, 아니면 ‘나만 재미있었나’ 하는 생각도 하겠죠.

작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성향과 마인드가 반영되겠지만 때마다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때는 어두운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또 다른 때는 아주 발랄하고 유쾌한 작품을 선택할 수도 있고. 그건 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Q. 이전 두 작품의 흥행 부진으로 코미디를 택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형’은 감동코드와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전작품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선택한건 아니에요. 작품을 찍는건 순서대로지만 개봉은 뒤바뀔 수도 있잖아요. 예전에 ‘강철대오’도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건축학 개론’이 먼저 개봉해서 뒤에 찍은 작품으로 얼굴을 알리게 됐거든요. 그런 만큼 작품선택에 전작을 고려하지는 않아요.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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