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극단적 반이민정책에 맞서 불법체류 신분의 학생들을 위한 ‘안전지대’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미국 동부의 하버드·예일·브라운대 등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의 교수·학생·졸업생들은 ‘불법체류 신분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에 나서달라’며 학교 측에 연대서명을 제출했다고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수천명에 달하는 서명인단은 ‘비자 만료로 추방될 위험에 처한 재학생들이 어렵게 붙잡은 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학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육구를 관할하는 로스앤젤레스(LA) 교육위원회가 불법체류 신분 학생들의 ‘안전지대’가 될 것을 선언했다. LA 교육위원회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LA 교육위원회는 미국인의 이상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연명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또 LA 교육감이나 LA 검찰국 승인 없이 학교 구내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수사관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 규정도 재확인했다. 학생과 학부모·교직원의 이민 정보와 신분 보호에도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교육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가 당선 직후 범죄와 관련된 불법체류자 200만~300만명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후 나왔다. 트럼프는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폐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서 16세 미만 청소년이 미국에 입국해 학교를 다니거나 미군에 복무할 경우 임시적으로 미국 거주를 허용하는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을 도입해 멕시코·중국·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청소년들이 본국으로 쫓겨나지 않도록 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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