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의 액션 신에 동정인지 사랑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고난도 사랑’. 최근 종영한 tvN 금토 드라마 ‘THE K2(더케이투)’에 나온 전쟁용병 출신 김제하(무전호출명 K2)의 얼굴은 피와 땀·상처로 하루도 멀쩡할 날이 없었다. 또 라니아, 안나(윤아 분), 최유진(송윤아 분)에 대한 감정도 사랑인지 동정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육체적으로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매우 고단한 인물인 제하 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배우 지창욱(29·사진)을 최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안나에 대한 감정이 동정인지 사랑인지 그리고 동정이 어떻게 사랑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동정에서 시작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정말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아쉬워요.” 시청률 6.2%라는 만족할 만한 성적에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지만 그의 반응은 의외로 겸손했고 여전히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드라마 방영 중 안나에 대한 감정이 불명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눈치였다. 그는 연기로 채울 수 있는 소위 ‘구멍’이 아니었다고 해도 자신의 탓일 수 있다고 했다. “제가 좀 더 설득력 있게 표현했더라면 그런 반응이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정말 아쉽죠.”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됐을지언정 ‘더케이투’에서 지창욱은 ‘지창욱 16부작 뮤직비디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남자 배우에게 잘 붙지 않는 ‘아름답다’는 수식어로 표현됐다. 액션 신조차 아름다웠다고 남자들도 반할 매력을 발산했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특히 유진과의 우산 신은 감독님과 작가님이 ‘너 이 장면에서 멋있어 봐’ 이런 생각으로 만들어주신 것 같다”며 “우산 신이 많이 회자됐는데 제가 봐도 너무 잘 찍어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쑥스러워했다.
스릴 있고 박진감 넘치는 아슬아슬한 목욕탕 액션 장면도 커다란 화제가 됐다. “1~4부 대본을 보고 출연을 결정했는데 그 장면은 불안했어요. 잘못 찍으면 남자들이 옷 벗고 목욕탕에서 싸우는 장면이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재밌기도 하면서 화끈하게 잘 나온 것 보고 ‘역시 액션 신 잘 찍는 감독님’이라고 감탄했어요.”
‘더케이투’는 장르가 액션이었지만 지창욱의 매력으로 여성 팬들을 확실하게 확보한 작품이다. 이 때문에 차기작으로 그가 로맨틱 코미디를 결정했으면 하는 일부의 기대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로코’에 자신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로맨스 연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코미디 요소를 잘 살리지 못할 것 같아요. 말의 템포나 말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만드는 게 자신이 없어요. 그런데 또 모르죠, 인연이 있다면 할 수도 있겠죠.”
지창욱은 지난 2008년 KBS 드라마 ‘난 네게 반했어’로 데뷔한 후 ‘솔약국집 아들들’ ‘기황후’ ‘힐러’ 등에 출연하며 커다란 인기를 얻고 더 나아가 ‘대륙의 여심’을 흔드는 톱 한류 스타 반열에도 올랐다. 올해 중국 후난위성TV의 ‘선풍소녀2’에 출연하기도 했다. “중국에 저에 대해 더 많이 알릴 생각이에요. 많은 해외 팬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찾아뵙고 꼭 만나고 싶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