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핸디캡이 한자릿수인 싱글 골퍼를 도인에 비유한다고 한다. 골프에서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혹자는 골프에서 정신력이 70% 이상이고 나머지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그 정답은 나머지 30%도 역시 정신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이는 인생지사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칠복삼이라고 한다. 즉 행운이 70%, 나머지는 복에 의존한다는 우스개다. 그렇지만 운도 복도 다 정신력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신력은 그냥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강한 정신력이 축적되는 것이다.
정신력과 관련한 유명한 실험이 있었다. 3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일정 기간 매일 2시간씩을 할애해 한 그룹은 농구 슈팅 연습을 하고 다른 한 그룹은 2시간 동안 슈팅하는 모습을 생각하도록 했으며 나머지 그룹은 그냥 연습 없이 보내게 한 뒤 각각의 성과를 조사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단지 머릿속으로 연습한 그룹의 성적이 실제로 연습을 한 그룹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을 적용해 요즘은 이미지 트레이닝이 활성화됐다. 인간지사 마음먹기 나름이고 집중하기 나름인 모양이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경쟁이라기보다는 골프코스, 그리고 자신과의 경쟁이다.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역경을 만나면 골프채를 내던지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다 보면 뜻하지 않은 버디도 하게 되면서 희열을 느낄 때가 있다. 샷을 할 때 중요한 또 한 가지는 평정심 유지다.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짧은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온갖 생각을 억누르고 일정한 템포로 볼을 내리쳐야 바로 멀리 가게 된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는 게 가장 어려워서 코스 공략도 안전을 위주로 하지 않고 타수에 욕심을 내다가 참담한 결과를 마주하기 십상이다.
쓴맛과 단맛을 수차례 보면서도 포기하기 어렵고 오히려 더더욱 예찬하게 되는 게 골프다. 인생도 그렇다. 요즘 황당하게 돌아가는 시국을 보면 정치나 제도권도 골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 모두가 낙담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기적과 같은 반전을 기대해야 할 듯싶다. 기적은 부단한 훈련과 연습으로 정신력을 축적했을 때 찾아올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KAIST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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