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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시대] 트럼프 공약수정, 외교·안보까지 전방위 확산 조짐

트럼프도 오바마와 회동서

극단적 정책 수정가능성 시사

무역·통상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고수





이민자·오바마케어에서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공약 수정이 외교·안보 등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미국 정가와 학계에서 안보·외교정책을 중심으로 공약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선거운동과 실제 대통령직 수행의 차이를 인정하며 극단적 정책에 대한 수정 가능성을 일부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를 추진하는 등 무역·통상 문제에서는 자신의 대선공약인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공약 중 가장 큰 비판에 직면한 것은 안보 관련 정책들이다. 14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래리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안보공약 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최악”이라며 “논란이 된 안보공약들은 완전히 폐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코브 전 차관보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대선 경선 기간에 당시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체결한 ‘전략무기제한협정’을 강력히 비판했지만 취임 후에는 이 협정을 지켰다”며 “트럼프 당선인도 레이건 전 대통령의 유연한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악화 우려를 낳았던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공약도 수정·철회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오슬린 연구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공약을 고집한다면 우방은 물론 미국에도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로 그가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소통을 강화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고 자신도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경선 중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지 않으면 철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등 아시아 주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발언을 해왔다.



논란이 된 대선공약에 관해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트럼프 당선인도 일부 정책변경 가능성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일 당선 이후 처음 회동한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과 대통령직 수행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가 그러한 변화를 계기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다음날인 11일 WSJ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케어의 긍정적인 일부 조항은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대선공약 변경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궤도수정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한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통상 대선공약들에는 오히려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WSJ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당선 직후 오바마 정부가 집권 기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TPP 비준절차를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신문은 공화당이 TPP 폐기를 대선공약으로 주장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일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에 대해서도 취임 200일 안에 폐기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문은 구체적인 시점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재협상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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