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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한 세계…中 "양국 관계에 불확실성 가져올 것"

日 "TPP 등 경제·외교정책 흔들릴까 걱정"

獨·佛, "불확실성 시기 다가왔다" 경고

英 "우려가 현실로...브렉시트보다 큰 충격"

9일 저녁 일본 도쿄 시민들이 제45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요미우리신문 호외를 앞다퉈 집어들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세계의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세계는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하다. 각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 축하 외에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기를 꺼리는 등 향후 트럼프가 끌고 갈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지 당황하는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글로벌 리더인 미국과의 관계가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다.

9일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중국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새로운 정부와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중국과 미국, 나아가 전 세계의 시민들을 위해 양국이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대선 유세 기간에 내놓았던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짚으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중국은 경제 및 통상에서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관영 신화통신 등은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 정치 엘리트의 패배”라며 미국의 민주주의가 실패했다고 직접 꼬집었다.

일본은 향후 미일관계가 흔들릴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트럼프 당선인과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과제에 함께 대응하고 싶다”며 축사를 보냈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트럼프가) 후보자 시절 내놓은 발언 하나하나에 대해 정부가 논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당장 일본에서는 트럼프가 앞장서 반대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엎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스가 장관은 “대통령 당선인이 TPP를 반대하더라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입장에서 외교 정책과 동맹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시사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상태”라며 미일동맹이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주의의 발원지인 유럽 각국에서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대표는 “어떠한 정치 변화가 있더라도 EU와 미국의 관계는 깊어졌다”며 트럼프 취임이 양국 외교 관계에 변화를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치인들이 트럼프에 대해 대놓고 반감을 표현했던 독일과 프랑스는 당혹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과 미국은 인종·성·정치적 믿음과 관계 없이 민주적 가치와 자유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치 위에서 미국의 미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이번 미 대선으로 불확실성의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통해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경험한 영국은 당시의 충격을 상기시켰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무역·국방 등에서 양국 간 관계를 증진할 수 있도록 트럼프 당선인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브렉시트를 앞장서 이끈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는 “정치가 사람들에게 거부당하고 있으며 언론은 현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2016년은 두 가지의 커다란 정치적 혁명이 일어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브렉시트와 미 대선을 같은 선상에서 해석했다. 인디펜던트도 “트럼프는 미 대선이 브렉시트 투표처럼 기성 정치와 구조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며 “이 예측이 현실이 됐다”고 평가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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