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목)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가 동시에 종영을 앞두고 있다. SBS ‘질투의 화신’, MBC ‘쇼핑왕 루이’, KBS 2TV ‘공항가는 길’ 모두 1% 내외의 격차를 두고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마지막에는 누가 웃을지 시청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초반 분위기는 ‘질투의 화신’이 잡았다. 계약직 기상캐스터와 자뻑에 취한 방송 기자, 재벌2세의 삼각관계는 로맨틱 코미디의 장점만 쏙쏙 빼내어 출발은 저조했으나 눈에 띄는 시청률 향상을 이뤄냈다.
특히 ‘로코퀸’ 공효진의 드라마 불패신화는 여전했고,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온 조정석은 코믹한 캐릭터를 통해 드디어 만개했다. 둘 사이에 낀 고경표는 다정한 재벌남으로 변신해 둘 사이를 방해 아닌 방해하는 역할을 하면서 삼각관계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16부작 드라마를 24부작으로 늘린 듯한 후반부 전개로 인해 시청률 정체에 직면하기도 했다.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면 삼각관계의 절정에서 여주인공의 선택, 행복한 결말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질투의 화신’은 정점에서 공효진과 조정석이 또다시 밀당을 반복하고, 이미 둘의 사랑을 알게 됐음에도 고경표가 포기하지 않으면서 도돌이표 같은 답답한 전개가 지속되고 있다. 시청률 격차가 1%도 채 되지 않는 이상 ‘쇼핑왕 루이’의 재역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톱스타들을 앞세운 캐스팅에 밀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던 MBC ‘쇼핑왕 루이’는 재미 하나로 승부를 뒤집는 괴력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기억상실과 재벌2세라는 뻔한 설정을 합쳐 독특한 캐릭터를 형성했고, 상대역으로 순수하고 맑은 인물을 붙여 이전에 단 한번도 본적 없는 조합을 만들어냈다.
연기력과 스타성 모두 성장세에 있던 배우들의 케미도 폭발했다. OCN ‘38사기동대’를 통해 연기자로 완전히 입지를 굳힌 서인국과 소녀와 숙녀 사이를 오가는 남지현의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지며 이들의 러브라인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곧장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초반 5%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우려를 낳았지만 중반으로 접어들며 10%대를 돌파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질투의 화신’을 제치고 수목극 1위로 올라서며 대형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수요일 14회, 목요일 15·16회가 연속 방송되는 만큼 최종회 시청률에서 약간 유리하다고도 볼 수 있다.
KBS2 ‘공항가는 길’은 불륜논란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영상과 잔잔한 이야기로 ‘감성멜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엄마가 된 ‘멜로퀸’ 김하늘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지닌 이상윤의 로맨스가 여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공감대를 얻었다.
작품은 두 연인의 배우자를 극도로 보수적이거나 속을 감춘 인물로 그려 이들의 사랑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또한 아이와 모친의 사망을 보듬어주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급하지 않게 그려 두 사람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앞선 두 작품의 시청률을 넘어서기는 만만치 않았다. 마니아층이 생길 만큼 인기를 얻었지만 대중적으로 폭넓게 어필하지 못한 끝에 시청률은 10%를 넘어서지 못했다. 현재 ‘질투의 화신’과는 1.5%, ‘쇼핑왕 루이‘와는 0.9% 차이로 수치상은 역전 가능하나 마지막회라는 특수성만 놓고 봤을 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