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 요구해 받은 추가 지원금 70억원을 롯데그룹 압수수색 하루 전날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 측이 수사 정보를 미리 알고 뒤탈이 날 것을 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9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재단이 롯데로부터 받은 70억원을 지난 6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계열사별로 되돌려준 사실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이 돈은 당초 롯데가 전경련을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45억 원 이외에 K스포츠재단의 요청으로 추가로 송금한 것이다. K스포츠재단이 지난 3월 먼저 롯데측에 접근해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롯데는 고민 끝에 5월 초 해당 금액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지난 6월 10일 롯데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 및 자택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K스포츠재단 측에 압수수색 정보가 사전에 유출돼 70억 원을 돌려준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통상 대형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발부 사실은 대검찰청을 통해 법무부에 보고되고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전달된다. 수사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당시 민정수석을 맡고 있던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수석이 K스포츠재단 측에 수사정보를 직접 넘겼거나 자금 모금 등에 이용될 것을 알고도 청와대 관계자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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