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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전쟁 준비하나

美 민간인 대피훈련 7년 만에 재개

"연례적 작전의 일환" 밝혔지만

"필요하다면 北과 전쟁 준비해야"

브룩스 사령관 발언 맞물려 관심

주한미군이 북한의 공격 등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을 최근 실시했다. 이 훈련은 연례적으로 이뤄지지만 올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7년 만에 일부 민간인을 실제로 주일 미군기지까지 이동시키는 등 훈련 강도를 크게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민간인 대피훈련인 ‘커레이저스 채널’에 참여하고 있는 주한미군 가족들이 한반도를 떠나기 위해 C-130 수송기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미 8군 홈페이지 캡처




과연 미국은 전쟁을 준비하나. 주한미군이 최근 실시한 유사시 한국 거주 미국 민간인 대피 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느 때보다 훈련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훈련은 해마다 두 차례씩 실시되는 정례 훈련. 통상 서류상으로 훈련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지난 10월 말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올해 훈련에서는 민간인 수십 명이 주일 미군기지까지 실제로 대피하는 훈련을 치렀다. 실제 대피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미군이 왜 실제 대피 훈련까지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주한미군 측은 연례적인 ‘비전투원 소개작전(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의 일환일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NEO가 유사시에 대비한 ‘비상탈출 훈련’은 맞지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실시되는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북핵 1차 위기가 고조된 1994년부터 한국에서의 NEO 훈련에 ‘커레이저스 채널(Courageous Channel·용기 있는 통로)’이라는 이름을 붙여 매년 전반기와 후반기에 지휘소 훈련 및 국내 이동통로 숙달 위주로 훈련해왔다. 2009년에는 주한미군 가족 중에서 지원자 가운데 50여명을 추려 일본 요코타 기지까지 대피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에도 평택·대구·김해를 거쳐 수송기를 타고 한국 땅을 완전히 벗어나는 일정을 진행했다.

국내 일각에서는 7년 만의 실전적 대피 훈련을 긴장 고조와 전쟁에 대비하는 전조로 보고 있다. 더욱이 ‘필요하다면 북한과의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최근 발언과 맞물려 이 같은 해석도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분위기다.



정작 한미연합사 관계자들의 분석은 다르다. 거꾸로 긴장이 고조되면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 전례도 있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군은 예정됐던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을 아예 취소해버렸다. 북한을 자극하고 국제사회에 미국이 전쟁을 준비 중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한미군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민간인 소개작전을 대북압박용으로 이용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이번 훈련은 실제 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대량의 인원을 소개하기 위한 훈련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커레이저스 채널을 통해 미국인 14만명, 한국인 8만명, 애완동물을 항공편 외에도 철도와 선박을 통해 일본으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미국은 1974년 이후 베트남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21차례에 걸쳐 민간인을 긴급 대피시킨 적이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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