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재정압박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네 번째로 큰 산유국인 쿠웨이트도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한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나스 알살레 쿠웨이트 재무장관은 이날 “2016~2017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안으로 96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웨이트가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20년 만이다. 쿠웨이트는 이와 별도로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도 66억달러의 국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세입의 95%를 원유 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쿠웨이트는 국제유가가 지난 2014년 고점 대비 60% 넘게 폭락하면서 재정 타격을 입고 있다. 쿠웨이트는 2015~2016회계연도에 16년 만에 처음으로 15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290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쿠웨이트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신흥국 발행 국채 규모로는 최대인 175억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했으며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이나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을 추진했다. 산유국들이 부채를 늘리자 올해 초 HSBC는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의 총 외화 부채 및 신디케이트론이 6,100억달러로 폭증했다고 경고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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