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의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BOP)’에서 활약 중인 박세은(27·사진)이 한국 발레리나로는 처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제1무용수(프리미에 당쇠르)로 승급했다.
파리오페라발레는 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박세은이 내부시험을 거쳐 쉬제(Sujet·솔리스트급)에서 1급인 프리미에 당쇠르로 한 단계 올랐다고 밝혔다. 1669년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는 영국 로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더불어 세계 최정상의 발레단으로 꼽힌다. 한국인이 파리오페라발레에서 프리미에 당쇠르가 된 것은 박세은이 최초다. 박세은에 앞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2000년 아시아인 남성으로는 처음 이 발레단에 입단해 쉬제로 은퇴한 바 있다.
파리오페라발레 단원은 카드리유(Quadrille·군무), 코리페(Coryphees·군무의 리더), 쉬제(Sujet·군무와 주역을 오가는 솔리스트), 프리미에 당쇠르(Premier danseur·주역급), 에투왈(Etoile·수석무용수에 해당하는 최고 스타 무용수) 등 모두 5개 등급으로 나뉜다.
박세은은 2012년 6월 한국인으로는 김용걸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여성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이 발레단에 입단했다. 이후 입단 6개월 만인 2013년 1월 코리페로, 같은 해 11월 쉬제로 각각 승급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 11월 ‘라 수르스(La Source·샘)’에서 주역 ‘나일라’ 역할을 맡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의 전막 발레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으며 이후 ‘백조의 호수’ ‘라바야데르’ 등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그는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 금상을 비롯해 2006년 미국 IBC(잭슨 콩쿠르)에서 금상 없는 은상, 2007년 로잔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하는 등 세계 주요 발레 콩쿠르를 휩쓸며 ‘콩쿠르의 여왕’으로 불렸다. 로잔 콩쿠르 입상 특전으로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세컨드 컴퍼니인 ABT스튜디오컴퍼니(ABTⅡ)에서 1년여간 활동했으며 국립발레단 등을 거쳐 파리오페라발레에 진출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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